15. 아난 마을의 리타
삼의 마을을 출발한 지 5일째
우리는 아난의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산비탈에 존재하며 계단식 농작법 처럼 산을 개척하여 집이 들어서고 있다
이 마을은 매우 튼튼한 흑강이라는 금속이 많이 채굴 되기 때문에
우수한 대장장이들이 모여 있는 것 같다
대장간에 들르기 전에 우선 숙소를 잡고 짐을 방에 둔다
무기를 처음부터 만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이곳에 머물 예정이다
덧붙여서 오늘도 방의 수는 두 개다
세 소녀는 다른 대장간으로 향하는 듯 하여 일단 헤어져 내 목적의 대장간으로 향한다
지크에게 안내된 대장간은 안지의 대검을 단조한 곳이며 여기라면 확실하다는 것 같다
「혹시 실력이 부족하다 판단되면 거절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
「그런 만화같은 사람이 ......」
「만화 ?」
「이야기 속 사람같다는 의미입니다」
문을 열고 대장간 안으로 들어서면 갖가지 무기들이 즐비해있다
문 열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안쪽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 남자는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으며 몸은 우락부락 매우 잘 단련되어 있다
키는 작고 머리는 대머리여서 마치 드워프구나 싶었다
「오우, 지크냐」
「안녕하세요 갈리아 씨,소개할게요 그는 미나토 새로운 전사가 될 예정인 남자예요」
「미나토입니다 오늘은 제 무기를 의뢰하러 왔습니다」
「호오」
갈리아는 나를 빤히 관찰해 온다
아무래도 나는 갈리아에게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눈에 찰수 있으려나 하고 긴장하면서 시선을 견딘다
그러자 갈리아가 손가락을 가르키며 입을 열었다
「거기있는 검들을 순서대로 휘둘러봐라」
갈리아가 가리킨 곳에는 크기가 다른 세 개의 대검이 세워져 있다
시키는 대로 대검에게 다가가 가장 작은 것을 들었다
작지만 평소 사용하는 검보다 크고 두툼하다
대략 10kg은 될 것이다
더 이상 지구인이 다룰 수 있는 무게가 아니다
날이 서있지 않은걸 보면 시험삼아 들어 보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검을 잡으면 자세를 취해본다
(이 정도면 가능하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검보다 무겁지만 지금의 나라면 다룰 수 있을 것 같다
대검을 상단에서 똑바로 내리치고 지면에 닿기 직전 아슬아슬하게 멈춘다
「좋아, 다음」
다음으로 한층 더 큰 검을 집어든다
(오, 딱 좋을지도)
대검을 휘둘러보니 무게는 상당하지만 다루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무게는 20kg 정도일까
세로로 휘두른 대검을 멈추고 들어 올린다
대검을 몸쪽으로 회수하고 옆으로 휘두른다
대검의 무게로 몸이 흔들릴 것 같지만 체간으로 누른다
「다음」
(무거워 ......)
무게는 40kg 정도다
상당한 중량을 느낀다
치켜올리기만 해도 몸이 차버릴 것 같다
만약 이 대검을 내리치면 관성을 멈출 수 없어 바닥에 툭 부딪히게 될 것이다
내 힘으로는 이 대검을 휘두르면 체간을 지탱하지 못하고 축이 흔들리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몸을 던져 대검과의 중심 위치를 짚어 보기로 한다
나는 몸을 던져 대검을 휘두르고, 원심력을 이용해 옆으로 흔든다
붕붕 ! 하고 무거운 바람 베는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대검에 나는 억지로 멈추려고 하지 않고 한 바퀴 돌며 간신히 멈춘다
「이런 느낌이네요」
「조금 빈약하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잘됐다 미나토, 무기를 만들어 주실 거 같네」
아무래도 그의 눈에 아슬아슬하게 찼나보다
후우 숨을 내뱉으며 안심한다
「너 몇 살이냐 ?」
「곧 16살이 됩니다」
「과연 ......」
물어보니 솔직하게 대답했다
깊이 생각하지 않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건가
갈리아는 손가락을 턱에 대고 뭔가 생각하고 있다
「지불은 어떻게 할래 ?」
「이 애를 마음대로 부려먹어 주세요, 전사의 시련을 받을 정도는 쓸모 있으니까 」
「에 ? !」
「당연하잖아, 무기는 비싸다고 ? 자기 파트너 값 정도는 직접 벌어야지
어느정도 부족한건 내주겠지만」
금시초문이다
확실히 숙소비부터 식비까지 신세를 진데다 무기까지 사줄 수 있다니 괜찮은건가 ?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일하는 것에 불만은 없다, 그래도 적어도 미리 알려줬으면 고맙겠다 .....
「그렇죠, 제가 너무 물렀네요, 갈리아씨 저 뭐든지 할 테니까 무기를 만들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마음을 다잡고 갈리아씨에게 부탁한다
돈도 내지 않고 만들어 달라고 하는거다 이정도 성의는 보여야지 라고 생각했다
「지크 또냐, 너희 마을 전사는 왜 이렇게 돈을 내려고 하지 않는거냐」
「그래도 검이라든지 반쯤 되는 수렵중 무기라든지 부탁하잖아요」
「부족하다고, 남자의 무기를 만드는건 무겁고 재료는 터무니 없이 들어가고 힘들다고 ......」
「그럼 미나토가 있으니까 편해지겠네요, 괜찮아요 조금은 낼 테니까 조금」
「칫, 별 수 없지 ...... 어이 미나토라고 했던가 오늘부터 부려먹어 줄테니 각오해 둬」
뭔가 성사되었다
이건 할아버지한테 들은 얘기지만 일본에서도 돈 대신 일을해서 비싼 물건을 사는 문화가 있었던 것 같다
현대 토박이인 나에게는 없는 감각이다
옛날의 일본처럼 컴플리언스라는 말이 없는 이 세계에 있어서도 그렇게까지 드문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 어떤 무기를 만드냐 인데, 검을 사용할거냐 ?」
「네, 그럴 생각입니다」
나는 이 세계에 와서 검과 창과 활을 훈련해 왔는데 특히 검에 힘을 쏟고 있었다
케샤의 팔을 잘라낸 안지의 일격이 내 마음에 강렬하게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나도 안지처럼 될 수 있을지도 몰라, 그 한마음으로 검의 솜씨를 연마해 왔다
이제야 나도 안지와 같은 강력한 공격을 하기 위한 검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케샤의 팔을 일격에 잘라내는 자신의 모습에 상상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다녀왔습니다 ~」
「오우, 리타 마침 잘 왔다 좋은 기회다, 이녀석의 검의 설계를 어떻게 할지 네가 생각해라」
점프수트를 입은 소녀였다
긴 머리를 난잡하게 뒤로 묶고 있으며 목에는 고글이 매달려있다
기가 셀듯한 인상을 받는 얼굴이며 가죽점퍼나 탱크탑과 어울릴 것 같은 타입이다
나이는 아마도 나와 비슷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를 위한 검을 만드는 상담에 응해주는 것 같다
「저는 미나토라고 합니다, 산 마을의 전사가 되기 위한 무기를 받으러 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옷 ...... 놀래라, 남자인가 ...... 나는 리타, 갈리아의 딸로 견습 대장장이다 잘부탁해」
역시 갈리아의 딸인 것 같다
리타는 내가 남자 손님인 것을 알고 조금 놀란 것 같지만 특별히 동요 없이 이야기해 온다
말투나 외견대로 남자스러운 여자같다
「아버지, 이 녀석의 무기는 대검이면 되는건가」
「그래, 거기 있는 대검을 다룰 정도로 단련되어 있다」
「헤에 저걸 들어 올렸구나, 전사를 노릴 정도는 된다는거네, 따라와」
리타를 따라 밖으로 나간다
참고로 지크는 볼일이 끝났다며 먼저 돌아갔다
안내된 곳은 집 바로 옆에 있는 울타리에 둘러싸인 마당으로 허수아비와 과녁이 놓여 있다
마당에 접한 집의 벽에 기대어 있는 것은 검처럼 생겼지만 날이 달려 있지 않다
그 모조 검은 도신에 가늘고 긴 구멍이 뚫려 있고 그 구멍을 통과하도록 금속 덩어리가 부착되어 있다
「지금 부터 검의 중심이 어디에 있어야 너에게 쓰기 편한가 알아볼거야」
리타는 그렇게 말하며 모조 검에 부착된 금속 덩어리의 위치를 슬라이드시켜 가장 안쪽으로 옮긴다
그 금속 덩어리를 위에서 끈으로 묶어 고정시키며 나에게 들어보라며 재촉한다
「그럼 마음대로 휘둘러봐」
나는 시키는 대로 마음껏 휘둘러본다
중심의 위치가 손목쪽에 있기 때문에 다루기는 쉽다
무게가 20kg 정도라서 결코 편하지는 않지만 몸이 흔들리지 않고 휘두를 수 있었다
「이제 됐어」
다시 리타의 손에 넘어간 모조 검은 금속 덩어리를 맨 끝으로 슬라이드시켜 묶었다
다시 들어 휘둘러보니 무게중심이 끝으로 옮겨져서 완전히 다른 무기로 바뀐 듯한 인상을 받는다
다루기에는 압도적으로 힘들어졌지만 더욱 원심력이 강해져, 일격의 위력이 상당히 높아진 것 같다
모조 검의 움직임에 거스르지 않고 살짝 힘의 방향을 바꾸어 주는 것이 능숙하게 다루는 요령이다
「어느 쪽이 좋아 ?」
「으ー음, 두 번째 것이 좋네요」
「그럼 이건 ?」
내 대답을 들은 리타는 다음엔 끝부분에서 조금 안쪽으로 추를 옮긴 후 나에게 건넸다
그것을 받아 휘둘러보고 느낌점을 대답한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추의 위치를 바꾸거나 양을 늘리거나 해서 내가 좋아하는 무게중심의 위치를 찾아간다
그렇게 몇 번이나 수정을 거듭해 마침내는 좋은 위치를 찾아냈다
리타는 그 위치를 모조 검에 줄자를 대고 클립보드에 부착된 종이에 기록한다
「이정도겠네, 너에 대한건 대충 알았어」
「감사했습니다 항상 이런 식으로 무기를 만드나요 ?」
「분하지만 이 무게는 여자가 다루지 못하니까, 남자는 거의 오지 않고 손꼽을 정도로만 써봤네 」
「잘 안 쓰는데 잘도 준비 하셨네요, 덕분에 제 버릇이던가 알게 됐어요」
「그렇지 ? 내가 생각해서 만들었어」
이 모조 검은 리타가 만든 것 같다
상당히 발상력이 뛰어난 여성인 것 같다
이런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인류의 기술을 진화시키는 거겠지
「정말 굉장해요, 이런 더 좋은 것을 만들기 위한 발상을 할 수 있다니 리타씨는 굉장한 대장장이군요」
「오...오, 뭔가 그렇게까지 칭찬받으면 쑥쓰럽네 ...... 아버지한테는 혼만 나고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 ......」
리타는 내 말에 수줍은듯 머리를 긁적이며 눈을 돌린다
뭐냐 이 귀여운 생물은
남자 스러운 여자가 칭찬을 받고 부끄러워하는 것을 보니 왠지 더욱 괴롭히고 싶어졌다
「그렇지 않아요, 굉장히 정중하게 저의 두리뭉실한 감상을 확실히 언어화 해 주어서
자신을 다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수하니까 갈리아 씨도 리타 씨에 대해 칭찬하고 있을 거예요」
「그, 그렇지는 ......」
「진지하게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여성은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
「우 ...... 아, 아무튼 ! 알아보고 싶은건 끝났으니까 돌아가자 !」
리타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며 내 칭찬을 중단시킨다
아무래도 칭찬에 약한 것 같다
재빠르게 가게 안으로 들어가 양손으로 입을 가리고있다
아마 히죽거리는 얼굴을 감추고 있을 것이다
왠지 보고있으면 따끈따끈하다
리타를 쫓아 가게에 들어가자 갈리아가 리타의 모습을 보고 나를 향해 히죽거리며 싫은 웃음을 지었다
뭔가 착각하게 만들었으려나
「끝난 모양이군, 오늘 이 마을에 막 도착했으니 일하는 것은 내일부터 하자
아무래도 리타와 친해진 것 같으니 리타에게 마을이나 안내 받아라」
「에, 그건 너무 죄송한데요」
「마을에 대해 알아야 일 시키기 편하다, 알아 들었으면 가라」
「그런 거라면 ...... 리타씨 부탁드려요 될까요 ?」
「...... 오우」
리타와 나를 붙이려는 의지를 느끼지만 일단 마을을 안내받기로 한다
지크씨도 소녀 셋도 없는 지금 마을을 안내받을 수 있다니 큰 도움이 된다
「리타가 마음에 든다면 받아줘라, 이 녀석은 좀처럼 상대를 결정하지 못하고있다」
「아버지! 뭐 ...... 뭐라는 거야 ! 그 ...... 그런 말을 하면 미나토가 곤란해지잖아 ......」
역시 갈리아는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근데 리타씨는 왜 싫지 않은 듯한 느낌인가요 ?
아직 만나고 한 시간 밖에 안 됐는데요 ?
칭찬 좀 했을 뿐인데 너무 쉬운거 아닌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