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사카 2022. 8. 15. 21:43

세리아와 바람 마법사가 일으킨 폭풍은 한 명도 남김없이 방벽 위에서 날려버렸고 적도 아군도 아무도 남지 않았다.


방벽 위에 있던 전원이 설면에 착지한다.

 

세츠들의 목적은 방벽을 사수하고 지리를 유지하여 유리하게 두드리는 것이다.

적과 아군 모두 설면에 떨어진 지금, 전황은 머릿수로 우세한 도적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방벽을 둘러싼 싸움은 패배다. 


시오는 지근거리에서 마법의 여파를 받아서인지, 일어서려고 해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다시 무너지고,

 

세리아는 그런 시오 앞에 서서 바람 마법사와 대치한다.

어두운 밤 속, 세리아는 작렬 마법을 담은 빛의 구슬을 띄우며, 바람의 마법사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입을 열었다.

 

 

 

「세츠쨩, 그쪽은 부탁할게요오」

 

 

 

 

 

 

 

 

 

「젠장 .......」

 

 

 

세리아의 목소리가 들린 세츠는 팟하고 의식을 되찾고, 악담을 퍼붓고 일어섰다.

흔들리는 시야를 머리를 흔들어 되돌리려 하자, 세츠의 은빛 머리카락에서 살랑살랑 눈이 흘러내린다.

 

 

불꽃 마법사도 피해를 입었는지 세츠처럼 일어서는 것이 느리다.

세츠는 온몸에 달리는 둔탁한 통증을 무시하고, 선제공격을 가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세츠가 검의 간격에 불꽃 마법사를 넣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저쪽도 일어서있다

다시금 세츠의 검과 불꽃 마법사의 주먹이 불꽃을 튀겼다.

 

 

검이 막힌 세츠는 그 공격에 고집하지 않고, 곧바로 검을 회수하여 다음 참격을 날린다.

세츠의 검은 허벅지를 노린 횡베기다

 

 

불꽃 마법사는 무릎을 들어, 금속 정강이 보호대로 방어하고, 그대로 딛고있던 발로 땅을 박차고 뒤로 뛴다.

거리를 두고 마법을 쓸 생각임을 알아차린 세츠는, 불꽃 마법사와 완전 똑같은 거리를 좁히고 검을 내리친다.

세츠의 참격은 호완에 막히지만 마법 사용을 멈추는 데 성공했다.

 

 

마법이 막힌 불꽃 마법사는 아까와는 반대로, 두 팔로 몸 앞에서 방어를 굳히고 발을 디뎌 거리를 좁히러 달려온다.

세츠는 그것을 받아치지 않고, 불꽃 마법사와 같은 속도, 같은 거리만큼 백스텝을 밟는다.

결과 불꽃 마법사가 거리를 좁혀 왔지만, 간격은 여전히 검의 사정거리다

 

 

그런 물러나기, 받아치기가 일합, 이합으로 계속된다.

한 수만 틀려도 끝나는 싸움

양측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최적의 해답을 모색한다

 

 

 

「젠장 !」

 

 

 

그렇게 이어진 횟수는 13합, 아까 세츠가 일어설 때  내뱉은 악담과 비슷한 말을 불꽃 마법사가 내뱉었다.

철저히 간격을 지배하려는 세츠에게 짜증이 나는 것 같다.

 

 

시간은 불꽃 마법사 편이다.

도적이 수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수렵중들이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금, 세츠들이 다른 도적들에게 습격당하지 않는 것은, 때때로 날아오는 지크의 화살의 엄호가 있기 때문이며,

 

수렵중들이 결정적인 패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세츠의 이 결정타 없는 싸움은, 불꽃 마법사의 압도적 유리하다.

불꽃 마법사도 그것을 이해는 하고 있지만, 타고난 성미탓에 이성보다 분노의 감정을 우선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냉정하게 틈을 보는 세츠에게 승기가 찾아올 ...... 터였다

 

 

세츠의 등쪽에서 돌풍이 불었다.

세리아와 바람 마법사의 마법의 충돌이, 우연히 세츠 근처에서 벌어진 것이다.

세츠가 싸우는 동안에도 두 마법은 서로 부딪혔지만, 세츠의 싸움에 영향이 없는 범위였다.

하지만 항상 이동하며 싸우다 보니, 어느새 마법 전투에서 불어닥칠 돌풍에, 몸이 무너질 정도로 가까이 와버린 것 같다.

 

 

등에서 갑자기 돌풍을 맞은 세츠는 균형을 잃고 만다.

 

 

 

「우우우오라아아아 !」

 

「우긋 !」

 

 

그틈에 불꽃 마법사가 우렁찬 기합을 지르며 세츠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순간 세츠는 왼팔로 막는다

무거운 금속제 호완을 착용한 주먹은 세츠의 팔을 뼈까지 삐걱거리게 해, 방어한 팔 자체에 피해를 입혔다.

 

 

우드득 !

 

 

세츠는 이를 악물다.

아픔을 참기 위해서가 아니다, 반격을 위해서다

 

 

세츠의 오른손에는 검이 있다.

날아가면서도 결코 놓지 않았던 검이다.

혹독한 단련 끝에 몸속까지 스며든 검에 대한 집착이 나타나고 있었다.

 

 

 

「훗 !」

 

 

 

불꽃 마법사의 두 번째 주먹이 바로 옆까지 다가왔다.

세츠가 그 주먹에 검을 찔러 넣자 주먹과 검은 팽팽히 맞섰다.

힘 승부의 결과는 방벽 위에서 한 합의 맞부딪침과 같다.

피해를 입었고 불완전한 자세에서의 일격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았다

 

 

세츠는 호흡을 멈추고 또 다른 연격을 노린다.

 

 

우선은 검을 되돌리는 것과 동시에 발을 한 걸음 뒤로 빼서 간격을 벌린다.

주먹이 닿는다는 것은 너무 가깝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츠는 자신의 간격을 두려고한다

 

 

숙련된 격투가이기도 한 불꽃 마법사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주먹이 닿지 않고, 마법을 쓸 틈이 없는 검의 간격이다.

당연히 불꽃 마법사는 발을 들여놓는다.

 

 

힘은 동등, 속도는 불꽃의 마법사가 위, 마법의 파괴력 따위는 비교할 수 없다.

한쪽 팔은 당분간 쓸 수 없다.

돌풍에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불운도 벌어졌다.

 

 

(그러고보니 그때도 팔이 망가졌지)

 

 

세츠의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붉은 성성이와의 싸움.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온갖 면에서 세츠는 뒤졌고 유리하게 싸움을 진행할 수 있는 요소가 전무했다.

한동안 그때의 공포가 되살아나 혼자서 잘 수가 없었다.

아직 14살 소녀인 것이다

철저하기까지 불합리, 어쩔 수 없이 들이닥친 죽음이 공포를 심어줬다.

 

 

하지만 그것은 공포를 극복한 세츠에게 강인함도 주고 있었다.

반복하지만 불꽃 마법사와 세츠의 능력은 동등, 속도는 불꽃 마법사가 위, 마법의 파괴력 등 비교가 안 된다.

심지어 한쪽 팔은 당분간 쓸 수 없다.

 

 

그리고 마법의 응용력은 분명히 이기고 있다.

 

 

이기고 있는 요소가 있다면 문제없다.

 

 

 

「?!」

 

 

 

불꽃 마법사는 내딛은 발을 헛디뎠다.

불꽃 마법사가 발을 디딘 곳은 세츠가 있던 자리.

그곳은 눈이이 아니라 얼음으로 되어 있었다.

 

 

경악하는 불꽃 마법사에게

 

세츠는 되돌린 검을 쇄골 사이로 찔러 넣어 심장을 관통했다

불꽃 마법사는 순간 저항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이내 절명했다.

 

 

 

「후우 ......」

 

 

 

세츠는 숨을 내쉬며 한숨을 돌린다.

세츠는 이 한숨 동안, 이 한순간만 쉬기로했다

세츠는 눈이 쌓이는 듯한 이 극한의 밤에, 땀범벅이 될 정도로 피폐해져있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순간만 이라도 호흡을 가다듬고, 다른 이들의 원군으로 향한다

 

 

그렇게 승리를 확신한 세츠지만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세츠가 고개를 돌려 세리아의 엄호를 향하려고 돌아본 그때, 시야의 구석에

 

등 뒤에서 다가오는 도적의 모습이 보인 것이다.

 

 

세츠는 보였다. 자신의 몸에 들이닥치는 도적의 검이, 그러나 피할 길이 없다.


(정말 싫어진다)

 

 

세츠는 자신의 약함에 이번에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몇번 진걸까)

 

 

하지만 동시에 세츠는 자신이 매우 운이 좋아서, 이대로 피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이해했다.

세츠와 도적 사이에 한 인물이 끼어든것이다

 

 

(정말 싫다)

 

 

그 인물은, 세츠에게 닥치는 참격을 정면으로 받아내, 

 

그러기는커녕 그대로 도적의 검을 튕겨버리며 베어 쓰러뜨렸다.

 

 

(나는 이 녀석보다 강한데 ......)

 

 

미나토와 등을 맞댄 세츠는 검을 들고 표정을 바꾸지 않는다.

 

 

(더 오래 검을 휘둘렀는데 ......)

 

 

세츠는 언제나처럼.

 

 

 

「살아 있었네」

 

「당연하지」

 

 

 

본심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