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또 한 사람
싸움이 끝났다
「아파라 ......」
걸을 때마다 온몸에 강렬한 근육통이 찾아온다
산 마을에서 무거운 무기를 휘두르는 단련을 쌓았음에도 이 아픔은 불합리하다
얼마나 진심으로 하든 연습은 연습이고, 생사가 걸린 전력의 싸움은 자신에게 부담이 높은 것 같다
「추워 ......」
몸의 혹사로 달아오르는 몸을 겨울의 냉기로 식히기 위해 마을 안을 혼자 걷는다
나는 싸움 후에 정신을 잃은 듯이 잠들었는데
그 사이에 하루만 더 쉬고 산 마을로 돌아가는게 결정된 듯 하다
한곳에 모인 시체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한겨울이라 그럴까
피 냄새는 나지만 썩은 냄새는 나지 않는다
아니면 하루 정도로는 썩지 않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별로 좋은 냄새는 아니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사람을 헤쳤다는 실감을 얻기 위해서다
자고 일어나면 어젯밤의 싸움이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확실히 온몸을 덮치는 아픔은 진짜이고, 내가 사람을 베었을 때의 손의 감촉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꿈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한 사람 한 사람 시체의 얼굴을 둘러본다
그녀의 얼굴은 기억하고 있다
이 두 동강 난 여자의 얼굴도 기억한다
기억하고 있다
역시 나는 사람을, 그것도 여자를 죽인 것 같다
하룻밤 사이 몇 명이나
그 사실을 자신에게 새겨둔다
죄책감은 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그렇기에 상관없다
이것은 일본인으로 태어난 나 자신의 책임이다
사람을 죽이더라도, 싸움에 미쳐버리지 않도록
「어라 ?」
거기서 나는 깨달았다
제일 처음 싸웠던 소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방벽 밖에서 싸웠기 때문에 방치된 상태인가 싶어서 싸웠던 장소를 살펴보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놓친 것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다시 마을 안으로 돌아와 몇 번 확인한다
하지만 내가 찾는 가장 먼저 베었을 그 소녀, 그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혹시 살아있는건가 ?」
지금 생각하면 얼굴을 베었다고는 하지만, 얕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뼈가 부서질 정도로 깊이 들어간 확실 하지만
사람을 죽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상처로 사람이 죽는지 모른다
어쩌면 정신을 잃었을 뿐인가
「뭐 그걸로 됐나」
사람을 죽이고 싶었던 게 아니다
마을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다
원한을 샀을지 모르지만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각오한 바다
그 일은 일단 잊고 시체 곁으로 돌아오니, 또 어제의 싸움에 대해 복잡한 감정이 나온다
「정말 이긴건가 ......」
진열된 시체는 대부분 도적이다
하지만 당연히 이쪽의 피해가 없는 것이 아니며, 함께 싸운 수렵중들의 시신도 있다
그녀들의 얼굴은 잘 기억하고 있다
적어도 이 마을이 지키는 전원과 잡담 정도는 한 적이 있다
눈물은 나오지 않지만 가슴이 미어터질 것 같다
그 정도의 관계다
이 불리한 싸움에서 도적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사망자의 수가 적었다
그렇기에 이 싸움은 승리일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지크의 힘에 의한 것이다
「죽겠다 ー」
지크는 그야말로 일기당천, 단 한 명으로 전황을 갈아치우고 말았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더글러스에 의해 방벽이 파괴된 시점에서 우리는 내몰렸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더글라스 한 사람에게 몰살당했을지도 모른다
검을 섞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남자는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을 쓰러뜨린 지크에게는 영웅이라는 말이 딱 들어 맞는다
「저것이 남자인가 ー」
그래서 생각한다
만약 또 한 사람, 여기 있던 남자가 전사이며 ...... 영웅이였다면, 하고
영웅 한 명, 단 한 명 있으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그럼 둘이였다면 어땠을까
그녀들은 죽지 않았을까 ?
「내가 영웅 ..... 인가」
「영웅 ?」
「우아에오옷 ! ?」
갑자기 나타난 목소리에 깜짝 놀라 그대로 뛰어올랐다
대지의 가호를 머금은 내 몸은
깜짝 놀란 것만으로 NBA 선수도 새파랗게 질릴 수직뛰기를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
「리타씨 ...... 놀래키지 마세요」
「내가 할말이야 ......」
말을 걸어온 것은 리타였다
나의 놀란 모습에 리타도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뭐하고 있었어 ?」
「그게 ...... 산책 ?」
「아, 그래」
「……」
「……」
대화가 끝나버렸다
리타는 잡담 할 생각은 없는지 긴장한 표정이다
뭔가, 창문 도망 사건 직후와 같은 수수께끼의 긴장감이 있다
그때는 한동안 무시당했지만, 격철을 만들 때는 어떤식으로 만들지 수많은 논의를 했고 이제는 꽤 풀렸다
적어도 일상 대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이 가까운 이 세계라고는 하지만 리타는 대장장이, 시체를 보고 뭔가 느끼는게 있을지도 모른다
「리타씨는 뭘 하고 계셨나요 ?」
「......」
리타는 잠시 침묵을 유지한 뒤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
「있잖아」
리타의 한마디, 진지한 말투다
「내 검은 어땠어?」
요구받은 것은 검에 대한 감상이었다
우리가 지면 자신도 살해당할 지도 모른다
그런 전장에서 단련된 검은 나에게 살아남을 힘을 주었다
그 감상는 당연히
「최고에요 !」
「정말 다행이다 !」
리타는 이가 보일정도로 활짝 웃었다
야성적이며 천진난만한 그녀다운 미소라고 생각했다
「저 ! 저기 말이야 !」
목소리가 점점 더 커져간다
「내 대장장이 실력 ! 도움 된거지 ?」
「물론이죠 !」
단야를 위한 시설이 아무것도 없는 작은 마을에서 격철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불의 마법에 사랑받는 것은 물론 야금 기술이 높기 때문이다
격철의 특징인 슬릿을 이동하는 추기구는 이미 완성 되어 있었으며, 날만 붙이면 완성인 상태였다
나는 그 날이 없는 상태의 격철을 사용해 연습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전에서 어느 정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날뿐이라고 해도 큰 날을 만들기에는 자재도 부족하고
행상으로 방문할 마을에 판매할 예정인 무기를 녹여서 격철을 만들어졌다
단련하여 강철로 만든 금속을 녹여 재사용하려 해도 탄소의 양이 부족해 제대로 된 강철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숯이나 불을 넣는 방법은 물론, 갑옷 염소 피를 얼마나 섞을지,
마무리로 내 마나를 흡수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 계산한 후, 공격에 버틸 수 있는 강철로 만들어 주었다
그런 그녀의 대장장이 실력을 새삼 의심할리 없었다
「나를 ! 시 .... 시시시신 ......」
「신 ?」
「신부 !」
「에 ? !」
「삼아 !」
「잠깐 !」
「...... 주면 ......」
「……」
「기쁠 ...... 거 같은데 ......」
「……」
수많은 시체 곁에서 이루어진 역프로포즈
여전히 리타의 거리 좁히는 방식은 고장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