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배고프면 아무래도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류이치는 옆을 걷는 시즈나를 힐끗 보면서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그가 향하는 것은 시즈나의 집 ...... 그래, 저녁 식사에 초대된 것이다
『만들어 줄게 ! 햄버그라던가 여러가지 !』
예전에 먹었던 고기감자는 정말 맛있었다
누군가가 만들어주거나, 스스로 요리를 하지 않는 이상 인스턴트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시즈나의 요리는 류이치의 마음에 울렸다
「흐 흐흥 ♪ 흥 흐흐 ~ 흥♪」
학교에서 나와 중간부터 합류하고 나서 시즈나는 쭉 이런 상태다
뺨을 살짝 상기시키고 기분 좋은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고 있다
그야말로 눈앞의 전봇대를 향해 일직선이다
「시즈나」
「꺗 ! ?」
류이치는 눈치 못채고있는 시즈나의 어깨를 잡았다
갑자기 어깨를 잡힌 시즈나는 깜짝 놀라지만, 오히려 놀라고 싶은건 이쪽이라며 한숨을 쉬는 류이치
「저, 저기 ..... 류이치군 ?」
아까보다도 더욱 뺨을 붉힌 시즈나는, 뭘 기대한건지 촉촉한 눈망울로 류이치를 바라본다
류이치는 말없이 눈을 전신주 쪽으로 돌리자 고개를 갸웃한 시즈나도 그쪽으로 눈을 돌려 앗 소리를 냈다
「미, 미안해 ......」
「눈 앞에서 다치면, 신경 쓰이니까」
류이치의 말에 고개를 숙인 시즈나였지만 어깨를 툭 치자 기쁜 듯 미소를 지으며 걷기 시작했다
조금 뒤늦게 따라가는 류이치는 그녀의 등을 바라보며 생각한 적이 있다
(..... 정말, 모든게 변해버린 느낌이네)
몇 번이나 설명했지만, 류이치와 시즈나는 본래 섞일 수 없는 두 사람이다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 시점에서의 판단으로는, 시즈나와 상당히 친해졌다
이렇게 집에 초대해 밥을 만들어주는 것만봐도 엄청난 변화다
『당신은 ...... 쓰레기야 !』
『크큿, 쓰레기인건 알고 있어, 지금부터 너는 그 쓰레기에 의해 변할거라고 ? 』
『...... 소헤이군 ...... 흐읏 !』
만화에서 류이치가 시즈나를 처음 겁탈하는 장면이다
그때의 시즈나는 틀림없이 류이치에 대해 혐오스러운 눈동자를 향하고 있었다
그 시선을 받은 류이치는 반대로 흥분하여, 전력으로 굴복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고 결정했다
「류이치군 ? 무슨 생각해 ?」
「...... 아니」
다른 세계에서, 네가 능욕 당하던걸 생각중이였어, 라고 말할 수 없다
「시즈나, 정말 괜찮은가 ?」
「물론 ♪」
시즈나는 예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사실 시즈나의 집에 방문하는 것에 딱히 저항감은 없었다
맛있는 밥을 먹는 것은 기쁜 일이고, 시즈나와 사키에 두 미녀와 함께 식사하는걸 싫어할 남자는 없다
(결국은 나도 류이치라는 거다, 지금의 나에게 ntr 취향은 없고, 누군가의 소중함을 빼앗을 생각도 없다
하지만 ...... 시즈나처럼 좋은 여자를 갖고 싶은 마음은, 억울하지만 있다)
치사, 사키에를 포함한, 관계를 맺어온 수많은 여자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시즈나에게 느낄 때가 있다
「엄마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가도 기뻐할거라 생각해」
「정말 질리지도 않고 ......」
「후후, 포기해 류이치군」
아무래도 포기하는 수밖에 없는거같다
그렇게 시즈나를 따라가는 형태로 그녀의 집에 도착했다
류이치의 아파트와는 달리 정말 훌륭한 단독 주택이다
외관은 만화에서 얼핏 봤지만, 실제로 보니 정말 훌륭한 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근처까지 배웅한적은 있지만, 실제로 와본건 처음이네」
「그러네, 자 어서 들어와」
시즈나의 재촉을 받은 류이치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부터 따스함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그러고 보니 이 집 여러 곳에서 시즈나를 겁탈하는 묘사가 있었구나 생각했다
시즈나의 방, 거실, 베란다, 발코니, 화장실, 목욕탕, 복도, 마당, 계단
그리고 이 현관까지 모두 그런 묘사가 있었다
「류이치군 ?」
「...... 아, 미안」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곧바로 시즈나는 눈치채고 만다
역시 그녀의 날카로움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는 거실로 향하여 시즈나는 주스를 꺼냈다
「고마워」
「별말씀을 ~ ♪」
시즈나가 준비해준 감귤 주스를 마신다
차가운 감각이 목을 스쳐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주스를 마시는 동안에도 시즈나는 싱글벙글 류이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계속 쳐다보는 것도 불편했고, 한마디 해주려던 그때였다 ―― 띵동, 인터폰이 울린 것이다
「손님이려나 ...... 미안해, 잠깐만 기다려」
「오우」
현관으로 향한 시즈나를 배웅하고 다시 주스를 마시려는데
문이 열려 있는 탓인지 현관으로부터의 대화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
「아, 그게, 같이 저녁 어떨까」
시즈나의 대화 상대는 남자였고, 류이치는 그 목소리를 알고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시즈나의 소꿉친구인 소헤이다
아무래도 시즈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러 온 것 같다
소꿉친구고 집도 가깝기에 이 정도는 옛날부터 평범하게 있는 광경일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번에는 타이밍이 안좋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시즈나가 거절할 것은 류이치도 알고 있었다
「미안해, 다른 날로 해줄래 ?」
「에 ? 어, 아 알았어 ...... 누가 와있는거야 ?」
「어째서 ?」
「구두가 ......」
아무래도 소헤이는 류이치의 구두를 알아차린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소헤이가 찾아올 거라고 예상 못했기 때문에 구두를 숨기지 않았다
물론, 알았다 해도 류이치는 신경쓸 성격이 아니며, 시즈나 또한 그렇다
「별로 상관 없잖아 ? 더이상 용건이 없다면 이만」
「자 ...... 잠깐, 시즈나 !」
「뭐야」
「최근, 시즈나 이상하잖아 ! 왜 ! 왜 ...... 그렇게 변한거야 !」
「...... 나는 별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소헤이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류이치는 알 수 있다
둘의 대화에 참견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게 소리 지르는건 시즈나에게 기분 좋은 일이 아니라고 소헤이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뭐, 그 원인이 나지만)
일단 류이치는 곧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는 끝나지 않았고, 소헤이의 말투는 더욱 강해져 갔다
어째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시즈나를 몰아 붙이고있다
「저기, 소헤이군」
「뭐야 ......」
「왜 그런 말을 들어야해 ? 너는 나의 뭐야 ?」
「...... 하 ?」
소헤이의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 전해지는 듯했다
어디까지나 조용히, 어디까지나 냉정하게, 시즈나는 소헤이를 타이르듯 말을 이었다
「내가 누구와 어떤 교제를 하든 그걸 결정하는건 나 자신이야
타인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할게 아니야 」
「타인이라니 ...... 우린 소꿉친구잖아」
「그렇지, 하지만 소꿉친구라고 뭐든 말해도 되는건 아니야
저기, 소헤이군, 걱정 해주는건 고마워, 하지만 쓸데없는 참견이야」
「시 ...... 시즈나 !」
「돌아가줘, 지금부터 식사 준비 해야하니까」
쾅 하고 문이 닫히고 자물쇠를 거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런 말까지 듣고 문까지 잠긴 것이다
강력한 거절의사에 소헤이도 더이상 초인종을 누르지 않았다
「기다렸지 ...... 그런데, 무슨 일이야 ?」
「...... 아 ~」
거실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것이 들통나 류이치는 뺨을 긁으며 시선을 돌렸다
시즈나는 그 의도를 알아차렸는지 쿡쿡 입가에 손을 얹고 웃었지만 이내 표정이 흐려졌다
「분하네, 류이치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저런 말을 하다니」
「의외로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시즈나에게 소헤이의 말은 닿지 않았다
이 세계에서도 원래의 세계에서도 시즈나의 상태에 한정하지 않고 목소리가 닿지 않는 것은 무슨 아이러니일까
류이치는 고개를 숙인 시즈나 턱에 손을 얹어 휙하고 고개를 들게 했다
「앗 ! ?」
「얼굴 들어, 나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
「...... 류이치군」
「...... 거참」
여전히 어두운 표정의 시즈나를 보며 류이치는 그녀의 등에 손을 둘렀다
치사나 사키에 때도 이렇게 하면 그녀들은 침착해졌다
하지만 역시 이건 아닌가 하고 다시 생각한다
손을 떼려던 그때, 시즈나가 몸을 전부 맡기듯 류이치를 껴안았다
「시즈나 ?」
「...... 그만두지마, 안아줘」
류이치는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시즈나의 요청에 부응하여 등에 팔을 둘렀다
팔안에 있는 시즈나는 고개를 들어 류이치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그 아름다운 눈동자는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청명했다
「역시, 이렇게 안겨있으면 안심되네」
「뭐, 치사도 사키에도 이렇게 해주면 안심된다고 말했지」
「...... 감점, 류이치군」
「뭐가」
「감점이야 감점 ...... 하지만 기쁨이 더 크니까 가점 해줄게」
그렇게 말하고 시즈나는 류이치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 상태는 사키에가 돌아올 때까지 이어졌다
『최근, 시즈나 이상하잖아 ! 왜 ! 왜 ...... 그렇게 변한거야 !』
『나는 별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단지 그의 멋진 부분을 깨달았을 뿐이야
...... 그에게 물든거야, 저기 소헤이군, 그는 굉장해 』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똑같은 말이지만, 뒤에 이어지는 말은 이렇게나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