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미의 여왕。
「다음은 저 교실입니다!」
「‥‥‥우으으‥‥‥」
나에게 매달려있는 주인님으로부터、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듣고 있어요?」
「‥‥‥‥‥‥기억해 두세요‥‥‥」
영혼이 빠져서、흐물흐물해진 주인님。
「나중에、듬뿍 채찍질 해주세요」
「‥‥‥」
나는 주인님을 안아 올리고 다시 달려나갔다。
왼발이 주인님과 묶여있기 때문에、왼팔로만 억지로 들어올린 상태。
확실히 말해서 나도 무진장 부끄럽지만、멈춰 설 수는 없다。
주인님의 회복을 기다린 후에 움직이기 시작한 우리 악역 페어는 상당히 늦어졌다。
하지만、보물의 위치와 내용물이 게임과 똑같았기 때문에、다른 영애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우리들은 이미 13개의 보물상자를 발견했다。
총 30개중 13개。
솔직히、꽤 좋은 느낌이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 나는、주인님에게도 말하지 않은、어떤 목적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보물찾기는、상자의 내용물을 그대로 가질 수 있는 특전이 있다。
여러가지가 준비돼있는데、사실은 이 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
아까부터 주인님을 끌고다니며、기를 쓰고 입수하려는 것은、노예의 용모를 올릴 수 있는 아이템。
『예뻐 예뻐 열매』
이미 총 8개중에 5개는 입수했다。
남은건 3개。
───단 한개라도、그 미남들에게 넘겨줄 수 없다!
욕망이 소용돌이치는 보물찾기는 계속된다。
주인님이 상자에서 꺼내 미간을 찌푸리고 보고있는 것은、더럽게 곰팡이핀 『예뻐 예뻐 열매』。
닿아있을 뿐인데 싫은 표정‥‥‥。
───심정은 이해해。
‥‥‥저걸 사람이 섭취해도 정말 괜찮은걸까?
「또 이거‥‥‥저기、이 열매 뭐야?」
여기서 구할 수 있는 『예뻐 예뻐 열매』는 총 8개。
그 모든 것을 회수한 우리 악역 페어가 발견한 보물상자는 총 16개。
이건 뭐 우승 확정이나 다름없는 개수。
다른 영애들이 아무리 힘써도、얻을 수 있는 보물상자는 14개다。
「‥‥‥잘 모르겠네요。뭣하면 전부 맡겨주실래요?」
「거짓말하면、 혀 뽑아서 구워먹는다?」
‥‥‥염라대왕입니까。
그리고 멋대로 먹어도、스테이터스때문에 들키겠지‥‥‥
「어쩔 수 없지、말씀드릴게요‥‥‥」
「‥‥‥당신、그런 간사한 이유로‥‥‥」
「비난 받을게 뻔해서、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았어」
「인기 끌고싶어? 또 누군가와 알콩달콩 하려고? 아아、역겨워」
「용모 100인 주인님은、용모 45의 기분따위 모르잖아요。못해도 50은 되고싶어!」
「불특정 다수에게 애교떠는 애벌레의 기분따위、모르겠네」
‥‥‥무슨 애벌레야。
「그냥、주세요!」
「안 줘」
여기서 얻은 아이템의 소유권은 전부 주인님에게 있다。
「주인님이 가져봤자、아무런 쓸모도 없다구요?!」
「나도 이걸 먹으면、여러 사람에게 인기 끌지도 모르겠네」
「지금도 인기 폭발이면서‥‥‥게다가、그런 더러운걸 집어 먹으면、배탈날걸요?」
「이제 됐어」
‥‥‥고개를 휙 돌려버리셨다。
「그럼、주세요」
「싫어」
아우 고집쟁이。
이렇게되면 、발가벗겨서라도──────
「‥‥‥왜그러세요?」
복도 안쪽을 바라보는 주인님。
「‥‥‥저기、저거 보물상자 아니야?」
손가락이 가리킨 것은、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옆에 놓여진 반짝거리는 상자。
「‥‥‥아아、아닙니다」
「그래」
「네」
「‥‥‥」
「‥‥‥」
「‥‥‥어떻게 봐도 보물상자 아니야?」
「암흑 물질이 들어있는 저 상자에 손을 대면、이 세상의 진리가 파괴됩니다」
「‥‥‥무슨 소리야?」
「그만큼 위험한 물건이 들어있으니、다가가면 안됩니다」
「당신、또 거짓말이지‥‥‥」
「나는 정직한 알버트、진실만을 말한다」
「가자」
주인님은 일어서더니、내 손을 잡아끌며 걷기 시작했다。
───역시、스토리는 거스를 수 없는건가?
저 상자만큼은 피했는데‥‥‥。
「주인님、위험해요! 그 안에는 세상을 붕괴로 이끄는 흉악한 아이템이!」
「시끄러워」
주인님은 내 충고를 무시하고、상자에 손을 뻗고 있었다。
사실은 게임내에 로즈 전용 장비가 준비되어있다。
다른 영애라면 얻더라도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광기가 일렁이는 아이템。
제 2회전에서 그걸 얻은 그녀는、노예 육성 효과를 비약적으로 상승시켜、히로인 리디아의 앞을 가로막는다。
「당신 언제나 채찍질을 원했지?」
「‥‥‥주인님、굉장히 나쁜 사람의 얼굴이 됐어요?」
철썩!
주인님이 비어있는 오른손으로 재주좋게 내려친 그것은、가벼운 소리를 내며 돌로된 복도 바닥을 도려냈다。
『가시 채찍』
로즈라는 이름에서 제작진이 대충 생각했을법한 그 강철 채찍에는、수많은 가시가 돋아있다。
채찍질로 노예의 스테이터스를 올린다、그 설정부터가 혼돈스럽지만、이건 그런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저런걸 맞으면、사람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
「당신의 하찮은 열매 수집 때문에、미혼의 소중한 몸과 마음을 희롱당한 원한이야」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네! 잠깐 여기저기 손이 닿았을 뿐이에요‥‥‥불가항력입니다」
「‥‥‥각오는 됐어?」
「아픈건 싫어!」
그 언동과는 반대로、키득키득 웃는 주인님의 얼굴은 무척 생동감 넘치며 귀여웠다‥‥‥。
───이 녀석‥‥‥그런 표정도 지을 수 있구나。
결국、주인님은 채찍질을 하지 않았다。
역시 그 말과 행동은、그녀 나름의 농담이었을 것이다。
아니、정말 그 채찍으로 맞았으면、나는 이미 저세상 사람이겠지‥‥‥。
───하지만、상대하기 힘드네。
‥‥‥너는、더 나쁜 캐릭터였잖아‥‥‥。
악역、냉혹、극악의 로즈・브래들리。
그녀는、거의 모든 엔딩에서 처형당해 최후를 맞이하는 최강캐릭。
내가 아는 한、그녀가 살아남는 엔딩은、왕자와 결혼하여 경국의 미녀로서 군림하는 엔딩밖에 없었다。
이 녀석에게 살아남는 수단은 왕자와의 결혼밖에 없다。
나의 역할은 로즈를 생존시키는 것。
그 후、자유로워진 나는 있는지 불명이지만、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내고、무사 귀환 해피엔딩。
그걸로 전부 끝이다。
───그래、그것이 해피엔딩‥‥‥。
제2회전은、우리 악역 페어의 압도적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대충 결과를 훑어보니、렉스군과 치유계 니나양 부부의 대건투로 8개 2위。
네로님&리디양의 히어로&히로인 콤비가 그럭저럭 6개 3위。
체력뿐인 기관차 고◯과 송사리 갸루 영애 엘리자베스의、
『교양』은 낮지만 뭔가 삶 자체가 즐거운듯한 콤비가、경악스러운‥‥‥0개。
‥‥‥즐거운 삶 콤비、너희들 대체 뭐한거야?
【왕자 쟁탈전〜나의 하트를 붙잡아라컵〜】
[총획득 포인트]
리디아・안델만 4점
니나・벨 4점
로즈・브래들리 3점
엘리자베스・무어 1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