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Bloody dreamer (11)
안나 미O즈의 사장은, 연령 미상의 야무져 보이는 여성이었다
상당히 젊어 보이지만, 화장 상태로부터 40대처럼 보이기도 한다
팬츠 슈트를 입고 무테 안경을 빛내고 있다
「처음뵙겠습니다. 내가 안나 미O즈의 사장 이부키야」
회합 장소는 점포 사무실이다
얼마 전에 점장이 앉았던 의자에 사장이 걸터앉고, 점장은 그 옆에 등을 곧게 펴고 서 있다
「난바입니다. 잘부탁드려요」
「헤에 ..... 듣던대로 당당한 고등학생이네. 앉지그래 ? 당신도」
사장은 나와 점장에게 의자를 권했다
「바쁘실테니, 바로 본론으로」
「어머, 나는 남자 고등학생과의 대화를 즐겨도 괜찮은데」
그러면서 미소 짓는 사장이지만, 사무실 내에 가득 찬 긴장감이 느슨해지는 기색은 없다
이것이 위에 선 인간의 아우라인가
하지만 여기서 밀릴 수는 없다
「그건 본제가 끝나면 천천히」
「그렇지, 그렇게 하죠. 우선 이 점포의 매출에 기여해줘서 고마워」
「아뇨, 이쪽에서 부탁하기 위한 선물이니까요」
「후후 ...... 선물이라니, 정말 고등학생의 말투가 아니네, 좋아, 말해봐」
「학원제에서 저희 반은 카페를 합니다만, 정식 제휴를 맺어줬으면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
여기서 처음으로 사장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비즈니스 자세로 전환한 것 같다
「부탁드릴건 세 가지입니다. 안나 미O즈와 비슷한 제복과 내장의 사용,
간판에 『안나 미O즈풍』의 단어 사용, 일부 메뉴의 흉내입니다
「그렇군. 당신이 하는 일이니, 이쪽의 메리트도 준비해뒀겠죠 ?」
「물론입니다. 학원제기간 동안, 지역공헌 점포로서 이 가게를 전력으로 선전하겠습니다」
학원제에 초청한 라디오 퍼스널리티에게도 이쪽 가게의 음식을 제공하여 선전을 부탁드릴 생각입니다」
「헤에 ...... 마치 어른같은 교섭을 하네」
「공교롭게도, 예산은 정해져 있어서」
「솔직하네. 좋아, 교섭치고는 무른 부분도 있지만, 너와 연결점을 만들어두는건 재밌을 것 같네 」
「그럼 .....」
「하지만」
기뻐하는 나의 대사를 사장이 가로막았다
「안나 미O즈의 이름을 사용하는 이상, 어중간한건 용납할 수 없어. 음식물은 이쪽에서 제공합니다」
「그건 감사합니다만, 매입이 ......」
음식물을 제공 해준다면, 요리의 퀄리티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안나 미O즈의 『모방』이 아닌, 그 자체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저렴한 재료로 준비할 예정이었던만큼, 자금이 ......
「그건 걱정하지마. 후불로 상관없어, 이쪽의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금액으로 준비하죠」
이야기가 너무 맛있는데 아, 역시
「팔다 남은 것은 이쪽 몫, 지불이 안 된다면 유이들의 아르바이트 기간을 늘리겠다는 거군요」
어떻게 흘러가든 안나 미O즈 쪽에 손해는 없다
그러기는커녕 집객력 있는 아르바이트를 오래 붙잡아둘 수 있으니 오히려 이득일 정도다
「상당히 예리하네. 네가 있다면 팔다 남을 일은 없겠지만」
「노력 해봐야죠, 만약 아르바이트를 계속 한다면 급여는 ?」
「물론 지불합니다. 승급은 없겠지만 말야」
「알겠습니다. 그 조건으로 가죠」
「앗차, 또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뭔가요 ?」
「제복의 퀄리티를 체크 하겠습니다」
합당한 요구다
「그러실 것 같아서, 시제품을 가져 왔습니다」
「역시, 준비가 좋네. 어디 .......」
사장이 핫토리가 만든 제복을 꼼꼼히 체크한다
기본적인 구조는 안나 미O즈의 제복이지만, 세세한 프릴의 사용법과 색 배분에 어레인지가 들어가 있다
분홍색 위주의 그 제복은 솔직히 진품보다 귀여울지도 모른다
「요즘 고등학생은 대단하네. 불평할 곳이 없어, 이걸 만든 아이, 내가 갖고싶은 인재야」
「본인에게 전해둘게요」
「그럼, 계약성립이네. 서류 필요해 ?」
「녹음했으니 괜찮습니다」
나는 가슴주머니의 보이스레코더를 슬쩍 보여줬다
「무단녹음은 탐탁지 않지만 ...... 정말 빈틈이 없네.
하지만 그걸 보여줬다는 것은, 신용하는걸로 봐도 되겠지 ?」
「물론입니다. 당신만큼 우수한분을 속이거나 의심하는 짓은 하지않아요」
「우리 직원들에게 당신의 손톱 때라도 달여 먹이고 싶네, 너 졸업하면 우리쪽에 안올래 ?
대학을 다니면서도 상관없어」
「생각해 두겠습니다」
나의 대답에 사장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하나, 물어봐도 될까 ?」
「뭔가요 ?」
「왜 그렇게까지 하는거야 ? 여자를 걸고 매출 승부라도 하는거야 ?」
「학원제를 좋은 추억으로 삼아줬으면 하는 녀석이 있어서요. 그저 그거 뿐입니다」
「청춘이네」
「부끄러운 단어네요」
「조만간 그리운 단어로 바뀔거야」
그 기분은 충분히 알고 있지
교섭을 끝내고 분주한 유이들에게 가볍게 인사 후, 학교로 돌아가보니
학원제 실행위원 준비실에서 우사노가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어쩌지 난바군, 저질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