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세계에서 돌아왔다 생각했더니, 17세 무렵이었다 (2)
「너는 왜 체육 시작 전부터 부들거리냐?」
준비운동 시작 전부터 몸을 부들 거리는 나를 보고
어이없어하는 오타쿠 동료 사토
「근육통이 조금 ……」
「오전에는 괜찮았는데 ?」
「식후 운동으로 무리했나보네」
「아무리 그래도 그정도는 안되겠지,영감이냐고」
40대라고 !
아니, 지금은 17살인가
아무튼 무릎이 떨리고 있는건 한심한 얘기지만
「그래서야 축구 하겠냐 ? 아, 우리들은 원래 못하니까 상관없나」
한심한 생각을 하는 사토군
하지만 나도 당시에는 비슷한 생각을 했었지 ......
치유마법이라도 걸어둘까
「토오루군 ! 힘내 ー !」
남자가 축구를 하는동안 운동장의 절반은 여자들이 테니스를 치고있다
거기에 꽃미남을 향한 새된 응원소리가 들린다
오늘의 축구는 시합 형식이다
학교 수업에서는 조직적인 팀플레이가 불가능하니
자연스레 경험자가 무쌍하게된다
지금은 그 꽃미남이 무쌍중이다
한편 그의 부하중 한명이 나에게 딱 달라붙어
거칠게 다리를 공격한다
수수한 괴롭힘이지만 다리에 멍이 드는 것도 싫으니
방어력 상승 마법을 걸어둔다
아, 또 꽃미남이 1점 넣었네
상대편이라 막아도 상관 없었겠지만 갑작스런 활약으로 눈에 띄는 것도 귀찮다
이쪽으로 돌아와서 몇 시간뿐이지만
고교생에게 둘러 싸여 있는건 피곤한 일이다
평화에 찌든 일본 아이들과 접하는건 생각보다 스트레스였다
저쪽 세계에서 0세부터 시작하여 사는것과, 훈련에 필사적이였지
갑자기 포근한 세계에 돌아와서 마음 둘 곳이 없으니 반대로 불안해진다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꽃미남이 이쪽으로 드리블을 해왔다
그대로 슛 자세를 잡는다
어이어이 그 각도면 내 얼굴에 맞출 생각이냐
슬쩍 주변을 살펴보니 유이가 친구들과 함께 이쪽을 보고있다
역시 유이 앞에서 나에게 망신을 주려는 거군
그런짓을 해도 꽃미남군의 호감도가 올라가는건 아닌데
그런것도 모르점이 너무 젊다
아무리 방어력 상승 마법 덕분에 데미지가 없다 해도
안면 블록은 너무 보기 흉하다
나는 고속으로 날아오는 공을 손등으로 쳐낸다
공은 꽃미남군의 고간에 꽂혔다
「――옵 !!!?」
꽃미남군이 고간을 붙잡고 쓰러지고 당황한 체육교사가 달려온다
「너, 그런 공을 때리고 손은 괜찮은거냐 ?」
모두가 꽃미남을 걱정하는 와중에
사토만큼은 나를 걱정해준다
그의 눈은 히죽거리며 꽃미남을 향해있다
이 꽃미남은 여자에게 인기가 많지만 남자에게는 꽤나 미움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체육관의 사건을 보면 알거다
「잠깐 난바 ! 카코가와 군에게 사과해 !」
「맞아 맞아 !」
소동을 보고 달려온 여자들이 나를 몰아세운다
사장 비서가 생각나네, 특별히 일도 안 하면서 직원들에게
잘난척 이래저래 간섭했다 엄청 귀찮다
「미안」
「뭐야 그 사과는 !」
짧은 나의 사과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여자들이 고함을친다
그러자 소꿉친구 유이가 다가왔다
주변의 시선이 순식간에 유이에게 쏠린다
그녀에게는 그만한 매력이 있다
북유렵계 어머니를 둔 혼혈
긴 금발의 머리카락을 포니테일로 묶고있다
평소에는 늘어져있는 머리카락이 포니테일이 되는건 체육시간 뿐
그 모습을 보려고 학교의 창문에서 수많은 남자들의 시선이 운동장에 모인다
트레이드 마크인 검정 타이즈는 체육복으로 가려졌지만 큰 가슴에서 오는 볼륨감은 감추질 못했다
유이는 주변에 상냥한 미소를 뿌리며 내 곁에 다가왔다
「다친 곳은 없어 ?」
「유이는 내 탓을 하지 않는거야 ?」
「유...... 이름으로 불러주는건 오랜만이네 ……」
얼굴이 살짝 붉어진것은 호감도가 높다는걸까, 단순히 부끄러워 하는걸까
「그러네 너무 친근하게 불렀네 미안해 시라토리」
「별로 상관없는데...... 그것보다 카코가와군이 먼저 부딪히려 했던거 같으니까」
유이는 나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말했다
그녀가 서있던 장소에서는 꽤 멀었을텐데 잘도 봤네
「누가 카코가와군을 양호실에 데려다 주는게 좋을거 같은데 ……」
「그럼 유이쨩에게 ――」
「내가!」 「아니 내가 !」
꽃미남이 유이를 지명하려 했지만 그걸 가로막듯 여자들이 지원했다
그대로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양호실에 끌려간다
「괴, 굉장한 광경이군 ……」
사토가 어이없어한다
「방과후 약속 잊지마」
유이는 어떤 남자든 한방에 매료시킬듯한 조심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속삭이고 테니스 코트로 달려갔다
분명 과거의 나는 공을 안면에 처맞고 양호실로 옮겨졌었지
몽롱한 의식속에서 유이가 간병해줬던거 같지만 그건 꿈이였을까 현실이였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