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사카 2022. 10. 13. 23:02

인생의 여름방학。

 

들어가는건 어렵지만、졸업하는건 간단하여、일본의 대학생활은 그렇게 불리기도 한다。

 

전문학교와 이과대학은 그렇지도 않지만、문과는 분명 그런 느낌인 곳이 많다。

 

 

내가 다니고 있는 이 대학은 구별하자면 이른바 여름방학 쪽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하게 생활하면 졸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들어가는게 어려웠던 만큼、수업과제로 고통받는 학생도 적은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인생의 여름방학、으로 불릴 정도니까、학생은 다들 이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어할거라 생각한다。

 

 

「남자가!!!잡히질 않아!!!」

 

 

……내 옆에 앉아있는 미즈호……토노사키 미즈호는、아무래도 연애방면으로 즐기고 싶은 타입인 것 같다。

 

 

「벌써 입학한지 2개월이라고?!남자 한 명이나 두 명 정도는、잡혀줘도 괜찮잖아?!」

 

「아니 욕심이 지나치잖아……」

 

 

미즈호는 그 트레이드 마크인 트윈테일을 붕붕 휘두르며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한 명이나 두 명이라니……남자친구 한 명도 만들지 못하고 대학생활을 마치는 여자가 넘치는데……。

 

 

「아ー니 그렇지 않아!모처럼의 대학생활이잖아?!

남자친구와 잔뜩 데이트하고 이래저래 할거 하고 꺄꺄우후훗 해야잖아!」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줘……」

 

「당장、반드시 미팅을 개최하겠어。그 때는 부디 코우미도 참가 해주시길 바라오」

 

「누굽니까 당신은」

 

 

내 친구는 더위를 먹고 조금 이상해진 것 같다。

 

뭐、원래부터 이런 텐션인 녀석이지만。

 

 

못말리는 녀석이라 생각하고 있으니、갑자기 고개를 휙 돌리고 트윈테일을 휘날리며 이쪽을 본다 。

 

쓸데없이 또렷하고 귀여운 눈이라、위압감이 굉장하다。

 

 

「저기、코우미。나한테 숨기는거 있지」

 

「에?어、없다고 생각하는데……」

 

「아ー니 있어!그럼……」

 

 

미즈호는 내 얼굴에 손가락을 가르키며。

 

 

「같이 수업받고 있는 미남은 누구!!!!」

 

「뜨끔……」

 

 

전력으로 숨기는거 있었네。

 

 

「뭔ーーー가 최근에 이상하다 생각했어。나랑 같이 듣던 수업을 따로 듣겠다고 한다던가。

다른 친구한테 물어봐도、『최근에 갑자기 코우미가 수업을 같이 들어주지 않는다』라고 말했고」

 

 

……언젠가 들킬거라 생각했어。

 

나에게는、수업의 대부분을 같이 듣던 친구가 있었다 。

 

그걸、거의 다 같이 못들을지도、라고 거절했으니、그야 들킬 수 밖에 없겠지……。

 

 

「그래서 교실을 둘러봤거든??뭔가 미남이 있더라????옆에서 헤벌쭉한 코우미도 있더라???」

 

「헤、헤벌쭉은 안 했어!」

 

「아ー니 헤벌쭉 했어。그건 암컷의 얼굴이었어」

 

 

그、그렇게나 노골적이었나……왠지 부끄러워。

 

 

「뭐、괜찮지만……소개는 해주겠지???」

 

「아ー……그게ー……」

 

 

이렇게 되겠지、라는 예감은 있었다。

 

기본적으로 남자는 적고、나의……아직“내 것”이 아니지만、

 

마사토는 평범하게 멋있고 알맹이도 완벽하고 완전 우량매물이다。

 

아니 우량매물 정도로 끝날게 아니다。

 

마사토의 사람됨을 알게되면、매약완료 펫말을 목에 걸려는 여자들이 몰려들거다。

 

전부 쫓아낼거지만。

 

 

그렇기에 그 때 만난 것은 기적이다。기적이라기 보다는……운명、이지。

 

그야 그렇잖아。그런 운명적인 만남은、만화에서도 보기 힘들다。

 

 

「저기ーー코우미씨???」

 

「아、응 미안 미안」

 

 

생각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었다。

 

뭐 소개시켜달라고 하겠지……여긴 어떻게 대응 해볼까。

 

사실、대응 방법은 정해져 있다。

 

 

 

 

 

 

「미안。그것만큼은 무리」

 

「에ー!어째서!남자 정보는 공유하기로 했잖아」

 

「미안!」

 

「……」

 

 

미즈호의 말을 가로막듯、고개를 숙인다。

 

미즈호가 말해듯、그런 약속은、했다。

 

솔직히 그때는 이렇게나 한 사람에게 푹 빠질줄 몰랐고、누군가와 사귀어 보고싶네ー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

 

 

지금은 이미、모든게 다르다。

 

 

 

 

 

 

「진심이야、나는。미안하지만……그 사람만큼은……마사토는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아」

 

 

 

 

 

 

처음으로 자각한 사랑。

 

이것만큼은、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다。

 

 

숙이고 있는 나의 머리 위에서、미즈호의 한숨 소리。

 

 

「하아……그렇게 머리까지 숙이면、더이상 뭐라 할 수가 없잖아」

 

「미안……고마워」

 

「하지만!다른 남자 정보는 전부 받아낼거니까!그 미남을 독점할 생각이면、다른 남자라도 소개해줘!」

 

「아하하……선처하겠습니다……」

 

 

역시、미즈호는 착한아이다。

 

만약、만약에 마사토 이외의 남자를 알게되면 반드시 미즈호에게 소개하자。

 

 

 

 

 

 

 

 

 

 

 

 

 

 

 

 

 

 

 

미즈호와 헤어지고、나는 2교시 교실에 도착했다。

 

 

「어라……마사토는 아직인가?」

 

 

대체적으로 수업시작 15분 전에 합류 하는데、아직 연락이 없다。

 

 

「어쩔수 없네。자리라도 잡아둘까」

 

 

아직 사람이 적은 교실에 들어가서、안쪽 가장 뒷자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자리에 앉고、옆자리에는 가방을 내려놓는다。

 

 

곧 있으면、마사토가 온다。

 

그 생각만으로도、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간다。

 

 

「연락 해볼까」

 

 

스마트폰을 꺼낸다。

 

연락처는 바로 교환했다。수업의 자료나 사진을 보내고 싶다고하니 한방이였다。

 

긴장했던 내가 바보같았지。

 

 

하트 이모티콘은 역겹다고 생각하려나……아니 하지만 마사토잖아。절대로 그런 생각은 안하겠지。

 

 

약 1개월간 마사토를 접하며 알게된건、그의 성격이 너무 좋다는 것。

 

처음부터 조금 눈치채긴 했지만、정말 너무 좋다。걱정될 정도로 좋아。

 

 

뭐가 걱정되냐면、그는 착한 성격과 맞물려서、여자에 대한 경계가 느슨하다。말도 안 될 정도로。

 

나도 그 덕분에 친해진 감이 있지만、이미 친해졌고、전력으로 노리고 있는 몸으로서、너무 걱정된다。

 

 

터무니없는 비치에게 속아 넘어간다 생각하니 닭살이 돋는다。

 

 

(내가、지켜줘야해……)

 

 

그러니、대확생활중에는 내가 지킨다。

 

되도록 같이 행동할거야。

 

 

그리고 언젠가……대학 밖에서도、내가 지킨다、라거나。

 

 

삐롱、하고 알림이 울린 스마트폰을 꺼낸다。

 

마사토로부터、데포르메 고양이가 고마워!라고 말하는 스탬프가 보내져왔다。

 

 

이런 부분까지、귀엽네……。

 

괜찮아、내가 꼭 지켜줄테니까。

 

 

 

 

 

 

 

 

 

 

 

 

 

 

 

 

 

 

 

수업이 시작되고 약 10분 후에、마사토가 교실에 찾아왔다。

 

뒤쪽 문으로 들어와서、두리번거리고 있다。귀여워。

 

 

나는 마사토에게 보이도록、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마사토는 나를 깨닫고、이쪽으로 걸어온다。

 

 

흠。오늘 사복도 멋있다。

 

마사토는 페션 센스도 엄청나게 좋다。

 

 

「진심 땡큐 코우미 살았어」

 

「에헤헷……마사토를 위해서라면 이정도는 별거 아니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며、같이 수업을 듣는다。

 

나에게는、하루하루가 꿈같은 시간이다。

 

 

하지만、이 생활이 시작된지 1개월。

 

슬슬……이제 슬슬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괜찮지 않을까。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음……지금 이 상황……써먹을 수 있겠는데?)

 

 

땀을 닦으며、필기구를 꺼내는 마사토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나는、마사토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걸 지금 당장 전해도、승률은 낮다。

 

나는 무조건 마사토를 남자친구로 삼고 싶으니까、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절대적인 확신이 없다면、고백은 할 수 없다。

 

 

무슨 일이든 단계가 필요하며、지금 필요한건、더욱 친해지는 것。

 

빠르게 친해지는 방법은……데이트다。

 

 

나는、승부를 걸어본다。

 

 

마사토의 티셔츠 소매를、당긴다。

 

 

「……저기、모처럼 자리도 잡아줬으니까、오늘이야말로 같이 밥 먹으러 가자」

 

 

……너무 뻔뻔했으려나。

 

하지만、이정도는 해야 의식해줄거다。

 

 

「앗~진~짜 미안、오늘은 알바가 있어서」

 

 

큿……하지만 예상 했다。왜냐하면 저번주 금요일도 거절 당했으니까。

 

이건 이거대로、아직 수단이 남아 있다。

 

 

「에~혹시 마사토는 금요일에 확정적으로 알바하는편?」

 

「그렇네、거의 그렇지」

 

「그렇구나、그럼 다음주 월요일이라던가!」

 

「오ー그때는 완전 괜찮아」

 

「아싸」

 

 

아자!!!데이트 약속 획득!!!!

 

감정이 격양되어、무심코 승리포즈를 취했다。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너무 기쁘니까!

 

 

곧바로 머릿속에서 데이트 플랜의 구축이 시작된다。

 

월요일은 5교시 까지니까、대학을 나서는건 17시 정도다。

 

식당은 당연히 예약할거고、그 전까지 어디서 뭘 해볼까?

 

 

역 근처에서 쇼핑?

 

영화……를 보기에는 시간이 없고。

 

노래방도 나쁘지 않네。

 

 

역 주변의 시설을 떠올리며、마사토가 가장 즐겨줄만한 방법을 찾는다。

 

수업의 내용은、1미리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저기」

 

「……?」

 

 

그 타이밍에、마사토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아、이런。수업에 관한걸 물어보면 어쩌지。

 

라고、생각했는데。

 

 

「정말 괜찮은거야?나랑 수업 듣는 것보다、친구들과 수업 듣고 싶었지……?」

 

「……응ー?전혀 그렇지 않은데。친구들은、서클에서도 만날 수 있고」

 

 

……무슨、의미일까。

 

그렇지 않아。나는 마사토와 같이 수업을 듣고 싶다。마사토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싶다。

 

안개 낀듯한 마음이、가슴에 둥지를 튼다。

 

그런 나에게、추격이 가해진다。

 

 

「신경 써주는거면、가끔은 친구들과 들어되니까。나는 혼자서도 괜찮아」

 

 

 

 

 

 

 

 

 

……어째서、그런 말을 하는거야?

 

一순간적으로、시커먼 감정이、소용돌이쳤다。

 

 

 

 

 

 

 

 

 

「어째서?」

 

 

 

 

 

 

 

 

 

스스로도 놀랄만큼 차가운 목소리였다。

 

 

「에、아니、코우미가 저기、다른 애랑도 수업 듣고 싶어하지 않을까~해서」

 

「마사토는 나랑 같이 수업 듣는거、싫어?혹시、다른 여자애랑 수업 듣고싶은거야?」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게 아닌데。

 

시커먼 감정의 파도가、끝도 없이 밀어닥친다。

 

 

「아니 아니 아니!그런게 아니야。

진짜 고맙고、코우미 같은 미소녀와 수업 듣는건 기쁠 뿐이고!코우미 의외에 친구도 없고!」

 

 

……미、미소녀?

 

지금、나한테 미소녀라고 했어?

 

 

「미、미소녀?그런?거야?마사토가 보기에、귀여워?」

 

「어、으응。귀엽잖아。자신감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에、엄청 기뻐。

 

갑자기 마음이 포근해졌다。 

 

 

「그런가ー에헤헷……귀엽구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귀엽다는 말을 듣는게、이렇게나 기쁠줄은 몰랐다。

 

자신을 가꾸길 잘했다고 마음 속 깊이 생각한다。

 

 

그리고 아침에、미즈호에게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확실히 나는、헤벌쭉 했을지도 모릅니다。

 

 

 

 

 

 

 

 

 

 

 

 

 

 

 

 

 

 

 

3교시가 끝나고、마사토는 돌아갔다。

 

정문까지 배웅하고、나는 4교시 교실로 향한다。

 

 

그 도중。

 

아까 2교시에 있던 일을 생각한다。

 

 

(그런 말、하고싶지 않았는데……)

 

 

스스로도 몰랐다。

 

마사토가、다른 여자와 만난다고 생각하니、순식간에 들끓어 오르는 시커먼 감정。

 

추악한、질투심。

 

 

마사토도、당황했겠지。

 

애초에 마사토가 다른 여자와 수업듣고 싶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마사토는 그렇게나 좋은 사람인데……나는……)

 

 

자기 자신이 혐오스럽다。

 

하지만、지금도 역시、만약 마사토가 다른 여자와 놀고 싶다고 말한다면、비슷한 말을 할거 같다。

 

나로 충분하잖아 라고 생각해버린다。

 

 

살면서 처음으로、마음속 깊이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하루 하루가 너무 즐겁다。

 

 

――하지만、처음 품는 이 특대의 감정을、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조심하자……미움 받으면、나는 더이상 살아갈 수 없다。

 

 

아아 그렇구나。

 

나는――질투 많은 여자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