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솔직한 노예。【로즈 시점】
학원에서의 귀갓길。
평소처럼 마차 안。
「주인님、돈이 필요해요」
「당신‥‥‥갈때까지 갔네」
여성이 벌어오는 돈으로 놀고 먹는 남자를、기둥서방이라 부르는 것 같다。
「아‥‥‥그런게 아니니까요」
「구더기 주제에、용돈이 필요해?」
「아니라니까 그러네‥‥‥」
물론、이 녀석이 그런 시시한 남자가 아니라는건 알고 있다。
내가 여태 봐왔던 인간들과 달리、이 녀석은 별로 욕심이 없다。
이 녀석이 무언가에 집착 했던건、옷에 자수 넣은걸 싫어한 것과、
도시락을 집어 먹었더니 정말 슬픈 표정을 지었을때 정도다。
───둘 다 내가 준 것。
기쁘지 않을리가 없다‥‥‥。
「4회전이 시작되기 전에、사두고 싶은게 있어요」
그런건 알고 있고、돈도 줄 수 있지만‥‥‥어째선지、나는 굉장히 짜증나 있었다。
「단세포 생물인 당신이、돈을 사용할 수 있어?」
「오오、너무해」
「당신이 혼자 사러가도、돌아다니는 마차에 뭉개질 뿐인데?
돈을 움켜쥔 채、대지의 양분이 되어 세계를 위해 힘쓸 생각인거면 괜찮겠네」
───그렇구나。
아무래도、두고가는게 외로운 것 같다。
「물건 정도는 혼자 사올 수 있어요‥‥‥혹시、마을에 가고 싶은건가요?」
「‥‥‥단세포」
이전、마을에 갔을 때、즐거웠다。
───하지만 그건、당신이 함께였으니까。
별로 마을에 가고싶은게 아니야。
똑바로 말하지 않는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만、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이 녀석도 문제다。
내 호감도를 알면서‥‥‥。
「주인님과 마을에 가면、예전처럼 소동이 일어날텐데요?」
「잘 갖고 있어」
가방에서 색이 들어간 안경을 꺼내든다。
「항상 들고 다녔어요?」
「시끄러」
어디까지나、만약을 위해서다。
「그걸 써도、어느정도 사람이 몰려드니까、위험할 수도 있고‥‥‥」
「당신이 지켜주는거 아니었어? 방해돼? 좋아하는 여자라도 만나러가? 나 싫어해?」
「‥‥‥질문이 잔뜩。어느 것부터 대답할까요?」
내가 이렇게 폭언을 뱉어도、상냥하게 웃어주는 이 녀석은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해。
「전부。‥‥‥그리고、히죽거리는거 역겨워」
귀여워‥‥‥。
───‥‥‥핫。
안돼。
이대로라면、또 이 녀석의 페이스야‥‥‥。
이 녀석은、나에 대한 호감도가 83이니까、분명 나를 엄청 좋아해‥‥‥。
───자신감을 가지세요、로즈。
당신은、거리를 걸으면 뒤돌아보지 않는 이성이 없는 용모의 소유자。
게다가、이 녀석이 더욱 좋아해 주도록、나는 고결하게 있어야해。
이런 구더기의 언동에 휘둘리면 안 돼。
───미련없이 마을에 혼자 보내고、외롭게 만들어버리세요!
「선처 하겠습니다。방해되지 않습니다。그런 사람 없습니다。좋아해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머리 고장났어?」
「질문에 전부 대답하라고 했던건 주인님이죠?」
「‥‥‥그런거 농담인게 당연하잖아」
「우와、너무해。진지하게 대답 했는데!」
왠지 이긴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이거야。
이 녀석의 이런 진지한 점도 싫지 않지만、이런식으로 조금씩 이쪽 페이스로 끌어들이는게 중요。
「됐어、돈 줄테니까、혼자 외롭게 마을에 다녀‥‥‥‥‥‥」
‥‥‥응?
「어라? 그렇게나 가고싶어 했는데、같이 안갈거에요?」
「‥‥‥저기‥‥‥당신、뭐가 좋다는거야?」
「앗、도착했네요。가죠!」
마차가 정차하자마자、잽싸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 알。
잠깐‥‥‥마지막 질문은‥‥‥。
『나 싫어해?』
대답은‥‥‥。
『좋아해요』
「‥‥‥좋?!」
「앗、손잡는 거였죠?」
마차의 승강구에서、순진한 얼굴로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내미는 이 남자。
───어쩌면、그 말에 깊은 의미는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내밀어진 손을 잡기는커녕、한동안、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나는 이 녀석에게 이길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