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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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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먹이」

 

「잘먹겠습니다!」

 

 

 

옥상 바닥에 사뿐히 놓인 도시락 상자를 향해 절하는 나。

 

평소대로의 광경。

 

 

「게걸스럽게 먹지마」

 

「넵」

 

 

우리들 노예는 학원에 도착하면 항상 옥상에서 뒹굴거린다。

 

『기다려』 상태의 개와 비슷한거다。

 

그리고 하나같이 충견들이라、주인님이 올때까지 얌전히 옥상에서 대기하고 있답니다。

 

기본적으로 주인님이 오지 않으면 점심도 못 먹고、돌아갈 수도 없지‥‥‥。

 

 

「가볼게」

 

「기다릴게요 멍」

 

「‥‥‥뭐야 그거、역겨워」

 

 

주인님은 또각또각 발소리를 내며 계단쪽으로 걸어갔다。

 

 

「후훗‥‥‥」

 

「뭐야‥‥‥」

 

「아、미안。너희를 보고 있으면 흐뭇해서‥‥‥다른 뜻은 없어」

 

「흐뭇해? 펫 취급 받고、역겹다는 말을 들었을 뿐인데?」

 

 

내 뒤에서 산뜻하게 웃고있는 것은 초미남 네로님。

 

주인님은 점심때도 귀가때도 기본적으로 가장 늦게 오기 때문에、네로가 지금 여기에 있는건 꽤 드물다。

 

참고로 다른 2명은 주인님에게 불려가서、이미 옥상에 없다。

 

 

「알버트、너 그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산뜻하게 미소 짓는 네로님。

 

 

「‥‥‥네로님 그만둬、더 이상 내 마음을 벗기지 말아줘‥‥‥」

 

「이거지。자연스레 미소 짓게 된다니까」

 

 

또、훗 하고 웃는 네로님。

 

 

───뭐야 이 사람、멋있어。

 

 

하지만 나를 알몸으로 만들지 말아줘‥‥‥。

 

 

「그러고보니、네로의 주인님이 안오네?」

 

 

리디아양은 주인님보다 빨리 마중오기 때문에、평소대로라면 이미 네로님은 옥상에 없어야 한다。

 

 

「호랑이도 제말하면 인가? 왔나보군」

 

 

네로의 시선 끝에는、옥상 입구에서 미소 가득한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는 리디아양이 있었다。

 

그 얼굴、행동、모든게 귀엽다‥‥‥역시 히로인。

 

 

「‥‥‥앗」

 

 

그리고 깨닫는다。

 

리다아양의 눈 앞에는、마침 계단으로 향하던 주인님이 팔짱을 끼고 서있었다。

 

 

「아、로즈씨도 도시락을 건네주러 왔군요」

 

 

여전히 싱글벙글 리디아양。

 

마치 여신 같다。

 

 

「‥‥‥그래」

 

 

미간을 찌푸리고 리디아양을 노려보는 주인님。

 

마치 마왕 같다。

 

 

「3회전、서로 힘내요」

 

「‥‥‥그래」

 

 

그리고 또각또각 발소리를 내며 계단을 내려가는 주인님。

 

‥‥‥대화하기 힘든 사람이네。

 

 

───그러고보니 저 녀석、게임에서도 저랬지。

 

 

 

 

 

 

 

 

 

「미안하네、오늘은 같이 먹자」

 

「‥‥‥어째서 네로가 사과해。옥상은 내 것이 아니야」

 

 

아무래도 리디아양은 점심시간에 볼일이 있는 듯、도시락만 건네고 빠르게 떠나갔다。

 

늦게 온 이유도、볼일과 관련 있겠지。

 

 

그런 이유로、내 앞에는 초미남 네로님이 책상다리로 앉아 있다。

 

「네로의 도시락、주인님의 수제지? 역시 3회전은 여유롭겠네?」

 

 

「‥‥‥뭐、그럴지도」

 

 

3회전 『두근두근、정열쿠킹!』은 노예가 모아온 식재료를 사용하여 영애들이 요리하고

 

왕궁의 인간이 심사 후순위를 매긴다。

 

 

「애처 도시락、그저 부럽네」

 

「‥‥‥그렇군」

 

 

분명 게임에서는、리디아양은 요리가 조금 서툴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매일 만들고 있으니、실력이 향상 됐겠지。

 

 

───‥‥‥그러고보니、우리 주인님은 요리 할 수 있나?

 

 

게임의 요리 대결에서 로즈는 분명 강적이었다。

 

하지만、노예가 모아온 식재료가 엄청난 고급품이였기에、강했던걸로 기억한다。

 

 

다른 영애들도 그렇지만、하인이 잔뜩 있으니、평범한 요리는 하지 않겠지。

 

역시 회전은 식재료로 승부가 결정된다。

 

과연 나는、고급 식재료를 모을 수 있을런지─────

 

 

‥‥‥응?

 

 

「‥‥‥네로‥‥‥그거‥‥‥」

 

「왜그래?」

 

「‥‥‥아니、미안。아무것도 아니야」

 

 

네로의 도시락 내용물을 보고、무심코 쓸데없는 말을 뱉으려다、다시 삼켰다。

 

 

만드는 자와 먹는 자、양쪽 모두에게 사랑이 있다면 어떠한 것이라도 최상의 요리가 된다、

 

그런 어느 만화의 높으신분이 지껄일법한 대사가 떠오른다。

 

 

───그래、내가 참견할 일이 아니야。

 

 

 

「‥‥‥으긋」

 

 

내용물을 입에 넣을 때마다 괴성을 내는 초미남 네로님。

 

 

리디아양의 도시락 상자에는、무시무시한 악취를 풍기는、

 

겔 형태의 수수께끼 녹색 물체가 대량으로 채워져 있었다‥‥‥。

 

 

「‥‥‥크헷」

 

 

또 괴성을 내는 네로님。

 

 

───‥‥‥당신은 진정한 미남이야‥‥‥。

 

 

게임에서 요리가 조금 서툴다고 자칭한 리디아양。

 

『조금』이란 도대체‥‥‥。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브래들리가의 요리사가 만든、맛있는 도시락을 씹고 뜯으며 즐겼다。

 

 

 

 

 

 

 

 

 

 

귀가 마차。

 

 

「주인님、다른 사람들과 조금 더 친근하게 대화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점심 시간 리디아양과의 대화 관련。

 

 

「시끄럽네。‥‥‥노력한편이야」

 

 

역시 노려보신다。

 

 

「조금 더 이렇게、웃으며‥‥‥」

 

「‥‥‥그러니까‥‥‥평소에、아무도 없을때 가는거잖아」

 

 

그리고、고개를 휙 돌리셨다。

 

 

「일단은、신경써주는군요」

 

 

확실히、오늘 리디아양의 행동은 이레귤러였다。

 

그건 그렇고、알 수 없는 신경쓰는 방법이네‥‥‥。

 

 

「나는 구더기와 다르게、불특정다수에게 애교부리는건 질색이야‥‥‥」

 

 

그리고、왠지 내가 혼났다。

 

‥‥‥화제를 바꾸자。

 

 

「주인님、요리는 어느정도 가능하세요?」

 

「뭐야 갑자기」

 

「아니、3회전에서 만들어야 하잖아요?」

 

「‥‥‥몰라」

 

「‥‥‥」

 

 

모른다니、네가 모르면 어쩌자는거야。

 

만들어본적 조차 없다고 생각해야겠지。

 

 

───역시 3회전은 고급 식재료를 노려야겠네。

 

 

식재료가 좋다면、대충 굽기만 해도 나름대로 요리가 되겠지─────

 

 

「당신이‥‥‥」

 

「네?」

 

「당신이 알거 아니야‥‥‥매일 먹고 있으면서‥‥‥」

 

「‥‥‥뭐를?」

 

「‥‥‥」

 

「‥‥‥앗」

 

「‥‥‥」

 

「설마、도시락?!」

 

「시끄러」

 

 

‥‥‥거짓말이지?!

 

 

「설마、매일 아침 만들어 주신거에요?!」

 

「뭐야‥‥‥불만이야?」

 

「아뇨‥‥‥조금 놀라서‥‥‥」

 

 

잠시 침묵。



「그‥‥‥어땠어?」

 

 

조용히 묻는 주인님。

 

고개를 돌리고、창밖을 바라보고 계신다。

 

 

「엄청 맛있어요」

 

「‥‥‥정말?」

 

「아、네」

 

「‥‥‥당신、어차피 성가시다고 생각했지」

 

「그렇지 않아요‥‥‥나、요리 잘하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

 

「저、항상 감사합니다」

 

「‥‥‥그래‥‥‥그치만、그、그건 먹이‥‥‥니까‥‥‥」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옹알거리는 주인님의 목소리는、나에게 거의 들리지 않았다。

 

 

 

 

 

나는 네로님을 이긴 것 같아서 왠지 기뻤다。

 

하지만、왠지 네로님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리디아양에게 구입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로즈에게 구입되어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고개를 돌리고 있는 로즈가 무척 귀엽다고 생각했다。

 

 

‥‥‥로즈를 좋아하게 될 것 같은 자신이 무섭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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