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상당한 리넨과 간병 담당 라미를 방에 남겨두고 레이니 케이프를 향해 차를 몰고 있었다
운전도중, 마을을 벗어날 때마다 달빛이 이상하게 밝아지는 것 같았고, 그게 왠지 섬뜩했다
「...... 프랜시스가 저렇게 된 것은 내 탓이야」
『레자보아・하운드』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너무나도 무거운, 후회의 말과 함께 그녀는 말을 이어간다
「당신들도 나같은 수인이 평소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알고 있지 ?」
「...... 그렇지, 그래서 ? 그게 왜 ?」
나는 단적으로 그렇게 대답했다, 이걸로 상관없을 것이다
그녀도 일부러 동정심을 일으키기 위해 이야기한 것이 아닐 테니까
「...... 옛날, 우리 자매가 막 침흘리개를 졸업했던 나이,어머니가 『몬태나・패밀리』의 보스가 아니었을 때」
어머니. 그것은 십중팔구 선대 『레자보아・하운드』 얘기겠지
나도 소문으로 들은적 있다
무척 보기드문 『수인』의 보스에 수완가
그리고, 누구보다 냉혹했다고
「어머니는 야심이 강했어. 『수인』의 불리한 입장을 극복하기 위해, 쓸 수 있는건 무엇이든 썼다」
「그것이 배아파 낳은 친딸이어도 ....... 이렇게 이어지는 이야기인가 ?」
벨이 문득 그런 말을 했다
그것을 들은 『레자보아・하운드』는, 짐승 귀를 세우고 눈을 가늘게 뜨며 녀석을 노려봤다
「배려가 부족한건 미안하지만, 당신의 감상에 어울릴만큼 한가하지 않아, 요점만 말해줘」
벨의 말은 신랄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실제로, 프랜시스라는 녀석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이렇게 물어보는 것뿐이니까
「...... 어느날, 『몬태나・패밀리』가 자금난에 빠졌을 때, 이런 이야기가 어머니 곁으로 날아왔어」
『레자보아・하운드』는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 말한다
「나 또는 프랜시스를 『여배우』로 삼겠는다는 얘기」
『여배우』, 그 단어가 통상의 그것과 다른 의미인건 듣는 순간 쉽게 알 수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의 『그것』과는 다른
키즈・포르노나 스너프・비디오의 주인공으로서 변태들을 만족시키는 그런 일이다
......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 세계에 자주 있는, 구역질이 날 것 같은 그런 얘기
「그것에 프랜시스가 선택받았다 ?」
벨의 질문에 『레자보아・하운드』는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어머니는, 장래에 우리 중 어느 쪽이 써먹을 수 있을지 저울질했어
그 아이는 좀 서툴고, 공부를 잘 못해서 ...... 그것 뿐이었는데」
「즉, 그녀를 제물삼아 『몬태나・패밀리』는 자금난에서 벗어난건가.
그래서, 공을 세운 선대는 그걸 계기로 치고올라갔다. 그런건가 ?」
「그렇지 ......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대충 그런거야」
벨이 이끌어낸 줄거리에 그녀는 그저 그렇게 말했다
「...... 그렇다면, 프랜시스가 『몬태나・패밀리』를 습격한건 복수 때문인가 ?」
「아니」
내 물음에 그녀는 부인했다, 그녀는 그 이유를 말하기 위해서인지 입을 연다
「그 애는, 그렇게 하면 내가 기뻐할거라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어.
잔혹하게 죽일수록 그걸 본 사람들이 좋아한대, 그렇게 배운 것 같아」
그 말을 듣고 난 쓰레기통 속에 있는 듯한 기분 들었다
아직 10살도 안 되는 어릴적부터 변태들을 기쁘게 하는 법을 배우고, 언제부터인가 그것에 순응하며 망가진다
결과, 완성된 것은 웃으며 사람의 껍질을 벗기는 괴물이다
「..... 그 애는, 흐느끼며 어머니에게 물었어 『나를 사랑하지 않는거야 ?』라고.
하지만 ...... 하지만 어머니는 『사랑하지 않아, 나를 기쁘게 할 수 없다면 사랑해도 의미 없어』 라고 ...... !」
말하면서 그녀는 울며 자신의 어깨를 감싸안는다.그것은 참회에 의한 것일까
「그날부터, 어른들에게 끌려가는 날까지, 그 아이는 반복해서 본 적도 없는 아버지 얘기를 내게 했어.
그 사람이라면 나를 사랑해 준다고. 잔뜩 기쁘게 해주면 날 사랑해준다고」
「...... 그래서, 아까말한 『인연』이 그것과 관련 있는건가 ? 하리에게 뭘 시키려는거지, 그 녀석은 ?」
그렇게 묻자 그녀는 잠시 간격을 두고, 자신을 진정시킨 뒤 눈물을 훔치며 입을 열었다
「그 애는, 분명 ...... 그에게 자신을 죽이게 할 생각이야」
「...... 어째서 ?」
뒷자리에 있는 루라의 물음에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것도 어른들에게 배운 걸지도 모르겠네. 죽이면 죽일수록 자신을 사랑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살해당하면 그 사람은 영원히 자신을 봐주게 된다, 고 ......」
「내 탓이야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안아줘야 했어 ......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렇게 말해야 했어.
어머니가 무서워서 결국 나도 그 애를 엄하게 대하고 말았어」
「미안해」라며, 그녀는 몇 번이나 되풀이한다. 어느샌가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것은 이 차 안에 있는 누구에 대한 것도 아니다
망가져버린, 여동생에 대한 것이겠지
...... 무사하겠지, 하리 ?
너라면 이럴 때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지 않을까 ?
만약 그렇다면 가르쳐 줘. 그날 나를 구해줬을 때처럼
◇
『몬태나・패밀리』 습격부터1시간도 지나지 않았을 무렵
나는, 프랜시스가 죽인 일당의 차를 운전하고 있다
조수석의 그녀에게 지시 받으며, 두려움과 익숙하지 않은 왼쪽 핸들로 정신이 피폐해진지 약40분 정도。
「저기야, 아빠 !」
그녀는 밝은 목소리로 앞에 비치는 교회를 가리킨다
「...... 아빠, 여기서 멈춰」
「...... 왜그래 ? 아직 교회까지 남았는데」
「그 전에 해야할 일이 있어, 됐으니까 !」
떼쓰는 아이처럼 그녀는 내게 그렇게 말해 왔다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섣불리 거역해도 좋지 않은 방향으로 굴러갈 뿐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차를 길 가장자리로 옮기고 자갈 위에 정차 했다
「이쪽이야, 아빠」
프랜시스와 나는 차에서 내린다
달이 이상하게 밝았다. 그래서일까, 멀리 보이는 바다가 괜히 예뻐 보인다
그것을 배경으로 한, 오래된 교회가 마치 등대처럼 기슭 위에 서 있었다
반대쪽에는, 이제 사용되지 않을 듯 낡은 주택이 2, 3채 정도. 나머지는 그저 넓은 평원이 이어지고 있다
『스티븐・킹』의 소설에 나올법한, 무서울정도로 조용한 로케이션이었다
「뭐해, 아빠 ? 빨리 와 !」
경치에 넋을 잃고 있으니, 어느새 프랜시스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
「아, 으응. 미안, 가자」
나는 내밀어진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러자,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주택이 있는 평원 쪽으로 나를 끌고 갔다
「뭘 하려는거야 ?」
「나, 계속 하고 싶었던 게 있어. 아빠가 천국에서 와줬을 때 계속 함께 하고 싶었던 것」
「...... 그건 ?」
『천국에서 와줬다』 그 단어에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의문을 던졌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활짝 웃을 뿐이었다
―― 프랜시스가 안내한 평원에 있는 작은 집 안으로 들어서자
당연히 그곳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폐가였다
불이 켜지지 않았어도 오늘 밤은 달빛이 있는 덕분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똑똑히 알 정도로 밝았다
아니,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을 것이다
너덜너덜한 침대나 테이블에 별로 먼지가 쌓이지 않은 것을 보면,
프랜시스는 평소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빠, 자, 여기야 여기」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방 안쪽으로 나를 유도한다
「응, 지금 갈게」
무슨 짓을 당할지 알 수 없지만, 여기까지 와서 도망갈 수 있을 리도 없다
나는 체념하고 그녀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그래서, 무엇을 ?」
주위를 살펴본다
그 곳에서 발견한 것은 샴푸와 비누, 그리고 너덜너덜한 작은 욕조였다
아, 여긴 욕실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프랜시스는 나를 보고 미소 지었다
「...... 아빠, 봐 ?」
그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어, 어이 무슨 ――」
「됐으니까」
나의 당황스러움과 상관없이 그녀는 옷을 벗어간다
블라우스의 단추를 모두 풀고 그녀는 치마를 내린다
나는 무심코 눈을 돌렸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천이 스치며 떨어지는 소리가 이어진다
「...... 안 돼, 똑바로 봐」
그녀는 어딘가 장난꾸러기 같은, 뭔가 놀리는 듯한 느낌으로 말했다
천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전부 벗었겠지
나는 천천히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프랜시스의 몸을 바라본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의 몸에는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하고 악의가 가득찬 『수술 자국』이 있었다
「읏 ...... ! ?」
그것을 보고 나는 무심코 눈을 부릅떴다
프랜시스는 그런 나를 보며 여전히 미소짓고 있다
「후후 ...... 아빠는 남자니까. 남자는 『이거』면 기뻐해준대. 옛날에 어른들이 말해줬어, 그래서 해줬어」
약간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프랜시스는 그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너무도 이상하며, 그녀의 모든 것을 짓밟은 듯한, 구역질나는
그로테스크라는 말조차 부족한 『수술 자국』
...... 뭐야, 이건 ?
프랜시스는 어른들이라고 말했다. 『이거』의 조치를 해 준 사람이 있었다고
그 녀석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 애 한테 이런 잔혹한 처사를 ?
이런 짓, 인간의 소행이 아니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 어째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지 ?
「아빠 , 기뻐해주는거야 ?」
어째서 이 애는, 이런 짓을 당하고 웃을 수 있는거지 ?
「프랜시스, 그건 ......」
「아빠」
그녀는 나의 말을 가로막고 나를 불렀다
그러자 그녀는 태양 같은 미소를 지었다
「『이거』면 분명, 아빠도 날 사랑해줄거야. 아빠, 나 아빠에게 사랑받을 수 있게 됐어」
...... 아, 그렇구나
아까부터 느끼고 있던 그녀에 대한 공포와 위화감
그 정체를 왠지 모르게 알 것 같다
그녀의 본심이 엿보이는 것 같았다
「프랜시스」
나는 어떻게든 마음을 다잡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몸을 굽혀 프랜시스와 시선을 맞췄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 왜그래, 아빠 ? 슬픈 얼굴을 하고선」
왜 그런 것 같니, 프랜시스 ?
분명, 그걸 지금 말해도 넌 이해해주지 않을 거야
하지만 이것만큼은 말해야 될 것 같았다
「네가 무엇을 하든 안하든, 너를 사랑하는 것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그렇게 말하며 나는 그녀를 껴안았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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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Jane (1) | 2022.0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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