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교사를 고용 후、나의 생활은 달라졌다。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여、쏜살같이 집의 문을 연다。
세면대에서 재빠르게 손만 씻고、허겁지겁 계단을 올라、자신의 방으로。
현재 시각은 13시 반。
그――마사토씨가 올때까지 남은건 약1시간 반。
(오늘은……무조건 사복이야♪)
마사토씨가 올때까지、나는 제대로된 사복이 없었다。
그럴만도하지。교복으로 충분했고、휴일에 같이 외출할 친구도 없고。
사복에 돈을 쓸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운명의 날……처음으로 마사토씨와 만났던 그날 밤을 떠올리고 있었다。
엄마에게 온갖 험담과、아빠에게 일러바치겠다고 내뱉은 뒤。
내 방에서 냉정하게 상황정리를 했다。
(크、큰일이 벌어졌어……설마 그런 히어로같은 사람이 매주 내 방에 와주다니……!)
이야기속에서 그대로 튀어나온줄 알았다。
전반에는 순박해 보이는 미남으로 보였지만、후반에는 멋진 기사복을 입은 왕자님으로 보였다。
뜻하지 않게 내려온 자신의 행운에 감사한다。
저런 멋진 사람을 데려왔다는 점 만큼은、엄마를 평가해주지 못할 것도 없다。
(그리고……예쁘다、고 했었지?)
어차피 성격이 나쁠거라 생각하고 싫어할만한 말을 해봤지만、돌아온건 터무니없는 말。
칭찬 받았다는건 즉。
혹시、친해질 수 있는걸까。
그치만、앞으로 매주 만나잖아?!공부를 가르쳐준다지만……약간의 실수가、그、있을지도……。
기분이 고양 되어버린다。어쩔도리 없이 얼굴이 뜨거워진다。
진정하기 위해、문득、자신의 책장에 있는、가장 좋아하는 소설의 표지를 바라본다。
(정말……그 사람은 이 소설의 히어로같아……)
……라는、생각을하고、움직임이 멈춘다。
표지에 그려진 히어로의 곁에는、가련한 히로인이 있다。
그리고、옷장의 문에 달린 거울을 본다。
자신의、모습을 본다。
거기서 깨닫는、충격적인 진실。
(……이래서야、전혀 안어울리는게……?)
당연했다。들떠 있었을 뿐、나는 수수。
달아 올랐던 몸이、급격하게 식어간다。
이런 수수하고 촌스러운 안경 여고생이、저런 이야기속 히어로와 맺어지는 소설이 가령 있다치고、
그걸 읽은 나는 어떻게 생각할까?
『ㅋㅋㅋㅋㅋㅋ망상 망할 촌극이네ㅋㅋㅋㅋ너같은 빌어먹을 아싸 오타쿠 처녀를 초절 꽃미남이 상대해줄리가 없잖아
ㅋㅋㅋㅋ현실 파악하자ㅋㅋㅋㅋㅋ』
……뭐、이런 식이겠지。
마사토씨가 혹시나 초절 호박상태인 지금의 나라도 좋아해줄 가능성이 모기 뒷다리만한 확률로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에 매달릴만큼 나는 아직 여자로서 죽지 않았다。
그럼、어떻게 해야할까。
다시 한 번、소설의 표지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있는、가련한 히로인을 본다。
(될수밖에、없잖아……!)
내가、저 히로인처럼。
(하지만、아무리 발버둥쳐도、나는 발랄한 히로인은 무리야……그럼 노려야할건……청초한 정숙 타입!)
거울 앞에 선다。
세갈래 땋기를、푼다。
안경을 벗는다。
(이걸로는、안돼……)
힘차게、문을 연다。
끝까지 속여보이겠다。가짜여도 상관없어。그 사람이 좋아해줄 자신이 되기 위해서。
「엄마 메이크업 가르쳐줘!!」
나의 정숙 청초 캐릭터 대작전은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사복을 고르기 위해 옷장을 연다。
「지난주에 사온걸로 괜찮으려나……」
놀랍게도、세갈래 땋기를 풀고、안경을 콘텍트 렌즈로 바꾸고 학교에 갔더니、친구가 생겼다。
그런 간단한거였어?라고 묻는다면 아닌거 같지만、지금까지 내가 교류를 끊고 있던 느낌도 든다。
마음가짐의 문제일지도。
이미지 체인지 했어?같은게 좋은 화제가 되었다。
그래서 얘기해보니、의외로 할만했다。
그래서、인싸 선구자들에게 옷을 골라달라 했다。
뭐 인류는 일취월장。그렇게 발전해 왔잖아?선구자의 힘을 빌리는건 당연하지。
「좋아……이걸로 결정」
나는 청초 노선을 승부한다。사복도 어른스러운게 좋겠지。
마음에든 오버롤 타입의 스커트를 꺼냈다。
머리 모양은 하프업、잡화점에서 사온 하늘색 리본으로 정리한다。
응、나쁘지 않아。
화장은 진하지 않게。철저히 내추럴을 지향한다。
눈매가 이쁘게 보이도록 아이라인과 피부가 깨끗하게 보이도록 파운데이션。
둘 다 절제된 주장하지 않는 타입。
거울 앞에 선다。
응。간신히 합격점。
이정도면 뭐、히어로의 상대가 된다 쳐도
『뭐~~이정도라면 조금 신분이 다른 사랑 정도는 용서 해줄까』
정도는 됐을거다。
「시오리쨩?카토사토입니다。들어가도 될까?」
헤……?
……위험해에에에에에에에에!!!!
아직 시간에 여유 있는줄 알고 찐득한 야설을 읽고있었는데?!위험하잖아?!
벌써15시 5분 전이잖어!나는 바보야!
나는 준비해둔 북커버를 음속으로 책에 씌운다。
왠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상위 랭킹의 순수문학 책 표지。
이걸로 극복한다!
「아、네。들어오세요」
문이 열리며 들어온 마사토씨가、방긋 웃는다。
아아……눈부셔……。
「안녕、시오리쨩」
옷후。
위험해。지지마라 나。청초해질거잖아!!
「네、안녕하세요」
조、좋ー아쓰。좋은 상태다。
방금 인사는 꽤나 우아하지 않았어?잘 모르겠지만。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으니、마사토씨가 뭔가를 깨달은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라、오늘은 교복이 아니네」
아~~~기뻐라~~~~이런 사소한 것을 언급해주는 남자가 현실에 있는겨~~~~。
「그、그렇죠。생각해보니、모처럼의 휴일에 교복 차림인 것도 이상하다 생각해서……」
조、조금 어필해볼까。
의자를 회전시켜、오늘의 모습을 드러낸다。
고맙다 전우여。보라 이 광채를。이 갑옷은 전우의 전별이니라。
「헤에~좋네、잘 어울려。교복 차림 밖에 보지 못했으니까、신선하네」
오옷후ㅋㅋ
가 아니잖아!위험해위험해……에~정말 엄청 기쁜데……무리……。다행이다 노력해서……。
나도 당하고만 있진 않는다。오늘을 위해 청초라는 이름의 검을 갈고닦은 나의 공격을 받아랏 !
「……후후후……고마워요。마사토씨의 사복차림도、멋져요」
「아첨해도 숙제는 줄어들지 않는다~?」
에?뭐야 그 반격。
너무 멋있잖아 적당히좀 멋있으라고!!
「그럼……시작해볼、까 했는데、아직 5분 남았네」
「그렇、네요。어떻게 하실건가요」
「모처럼이고、잡담이나 할까」
배려할 줄 아는 미남 is 신。
이미 4번째인데、정말 마사토씨는 미남력이 너무 높다。
만화여도 이렇게 그리면 작가가 욕먹을 수준。
「아、오늘은 무슨 책 읽었어?」
……후에ー。위험해ー이거。
아니 잠깐。북커버(가짜 표지)는 장착한 상태。
이것의 내용이 야설인건、들키지 않았다。
이걸 보여주면 납득 해줄거야!뭔가 인기있는 것 같고!
마음속의 누군가가 묻는다。
그런 장비(북커버)로 괜찮겠어?라고。
나는 미소 지으며 엄지척。
괜찮아。문제없어。
「아、저기……타사카 작가의、이걸……」
「아~그거 재밌지!『이층에서、여름이 내려왔다』……어떤 삶을 살아야 그런 서두를 떠올릴 수 있는걸까……」
……。
에헷☆가짜 표지 책、1미리도 읽은적 없어☆
여름이 내려왔다니 뭔소리야??여름은 내려오는 물건인가??
나의 이 야설、서두부터 팬티 한 장의 미소년이 하늘에서 내려와 럭키스케베부터 시작하는데 괜찮겠지?☆
뭐야 이거!아무런 도움도 안되잖아!(극대노)
「아、아하하 그렇죠 정말로……」
이、읽자。다음부터는 가짜 표지를 준비하면 반드시 읽자……。
아~행복하구먼~。
공부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마사토씨가 가르쳐주는 시간은 너무 좋다。
가르치는 방법도 좋고、이해하기 쉽다。
솔직히 처음에는 아무리 수업이 서툴러도 상관없다 생각했지만、제대로 능숙하게 가르쳐준다。
가르치는건 이번이 처음이라 했는데、믿기지 않는다。
하이스펙、여기에 강림하다。
「여기에、하나 더、읽는 방법이 달라져。이쪽 기호가 여기로 날아가니까、올바른건~」
으~음……?
지금은 성실하게 공부중인데、국어가 서툴다。한문이 뭔겨。적어도 일본의 언어로 해줘。
마사토씨의 수업은 완벽하기 때문에 내 뇌가 나쁜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열심히 텍스트를 읽고있으니。
등에、감촉。
에?
「잘 봐?시오리쨩、지금부터 내가 손가락으로 짚을게。같이 읽는 순서를……」
――갑자기 온몸을 휘감는 달콤한 충격。
귓가에서 속삭여진 말은、나의 뇌를 직격한다。
무、뭐야、이거?
나만의 ASMR방송이 시작된겨?
손가락으로 짚는다니 도대체 어디를 말이죠???
달아오르는 몸。
내 안의 게이지가、한계를 넘어서 폭발했다。
「……에훙」
아、위험해。
순간 입을 가린다。
이미 한계。
기세좋게、일어섰다。
「죄송합니다、잠깐 손 씻으러……」
「아、응。OK 미안」
표정이 보이지 않도록하며、나는 방을 떠나 화장실로。
곧바로 화장실에 들어가서。
그 자리에 주르륵 무너졌다。
「하ーーーー앗……!흐ーーーーー아……!」
등에 아직、남아있는 감촉。
옷 너머로도 느껴지는 따스함、귓가에서 속삭여진 목소리。
코를 간지럽히는、달콤한 냄새。
나의 청초 가면은、벌써 갈라져 있었다。
그치만 저건、저런건 너무 치사해。
땀방울이 떨어진다。
몸에 넘쳐나는 이 추악한 정욕。이 모습은、히로인에 걸맞지 않다。그런건 알고 있어。
하지만、지금은。
지금만큼은 말하게 해줬으면 좋겠어。가면을 벗어던지고、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서 외치고 싶다。
나중에 또、제대로 가면을 쓸테니까。지금만큼은。
「덮쳐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청초와는 거리가 먼 감정을、마음껏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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