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문을 연 순간、여러 시선이 꽂혔다。
인원수로 말하자면 8명。
당연하게도 이 자리의 전원이 같은 교복을 입고 있다。
책상과 의자가 즐비한 교실은 인원수에 비해 너무 넓어서、아무래도 이질적인 인상을 주었다。
자고있는 여자。
독서중인 남자。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어째서인지 나를 노려보는 눈빛 나쁜 남자。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며 침착하지 못한 여자。
우리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시선을 고정한채 한 곳만 바라보는 남자。
옅은 미소를 띄우고 있는 기분나쁜 남자。
나를、아니、앨리스를 노려보는 여자。
그리고、
「이거 루크님!! 역시 합격 하셨군요!!」
눈 앞까지 다가온 이 덩치。
「누구냐 넌」
「에!?」
아니 진짜 누군데。
만약 한 번이라도 만났는데 나의 기억에 없는거라면、정말 아무래도 좋은 녀석일 가능성이 높다。
「며、면목 없습니다!! 인사가 늦어졌군요。노르망디 자작가 차남『휴고・반・노르망디』입니다。
입시 때、길을 막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아」
생각났다。
이 녀석、입시 때 아벨에게 시비걸던 모브다。
근데 진짜냐。
붙었구나 이 녀석。
이런 주인공에게 시비거는 녀석은 떨어질 것 같았는데。
「그래서 휴고。나의 자리는 어디지」
「네!! 지정석은 없기 때문에、어디든 편하실대로 앉으시면 됩니다!!」
「그렇군」
……일일이 목소리가 크다。
이 교실에 있다는건 앞으로 동급생이 된다는 것이지만、
나는 벌써 이 녀석이 싫다。
아니、잠깐。
이 녀석의 입지적으로 나의 추종자가 되는거 아니야?
있단 말이지、악역 귀족에게는 추종자가。
싫다 정말。
휴고는 앨리스에게도 인사를 건넸지만、완전히 무시당했다。
눈에 띄게 침울해져있다。
대답정도는 했으니、나는 앨리스보다 상냥하다 생각해。
일단 뒷쪽 자리에 앉자。
그렇게 생각하며 걷고 있으니、
「여어、나는『레오나르도・린・웰즐리』。레오나르라 불러줘。잘 부탁해 루크군」
이번에는 옅은 미소의 기분나쁜 녀석이 인사를 건넸다。
누구하고도 친해질 수 있어요、라는 듯 웃고있다。
기분나쁘다。
「아아」
악수를 청해왔지만 무시하고 그대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대답만큼은 해줬으니 상관없겠지。
「너는 앨리스씨지。잘 부탁해」
이 녀석은 전원의 이름을 외우고 있는건가。
그런 의문이 뇌리에 떠오르고、
「가볍게 말걸지 말아줄래? 확실히 말해서、당신의 그 꾸며낸 미소가 역겨워서 토할 것 같아」
「「……에」」
무심코 나와 레오나르도의 목소리가 겹쳤다。
어라、그런 캐릭터였어?
얼굴만 보면 평범하게 미남인데……아니、그런 문제가 아니다。
응、완전히 교실의 공기가 얼어붙어있다。
이런 부분에서 얼음 타입을 발휘하는 것은 그만둬。
「……미、미안해。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
「가자 루크。되도록 그에게서 떨어진 자리에 앉고싶네」
「…………」
「……아아」
도대체 그의 잘못은 무엇일까。
단순히 생각하면、그저 인사를 건넸을뿐이지 않은가。
터벅터벅 자리로 돌아가는 그의 얼굴에 미소는 없었다。
동정하게 되네。
다만、불쌍해도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다。
모르겠다。
나를 상대할 때와 너무 다르다。
앨리스에 대해 완전히 알 수 없게 되었다。
그저 변태라고 생각했지만、아무래도 여자는 나의 상상보다 아득히 다면적이고 복잡한 생물인 것 같다。
벌써부터 농후한 일들이 잔뜩 벌어졌지만、나는 간신히 앉을 수 있었다。
당연히 나의 옆에 앉는 앨리스。
어째서 그런 태도를 취했는지 궁금하지만、지금은 묻지 않는게 좋겠지。
교실이 너무 조용해서 모두에게 들려버린다。
이것도 전부 앨리스 탓이다。
「입시 이후네、앨리스」
하지만、그 정적은 깨졌다。
솔직히 나는 이미 상당히 지쳐있다。
지긋지긋한 마음으로 시선을 올려보니、앨리스를 노려보던 여자다。
알고있는 녀석이다。
레녹스가의 삼녀다。
파티에서 만났지。
「어라、누구시죠」
「미아야 미야!! 알고 있잖아!?」
「으ー음、그런 사람이 있었나?」
「있었어!!」
……뭐야 이 녀석들 정말。
목소리가 커、너무 시끄러워。
「루크도 오랜만이네」
「아아」
아무래도 나를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인사 다 했으면 어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게 어때? 당신의 새된 목소리를 듣고있으면 머리가 아파」
「뭐라구욧!?」
앨리스의 편을 드는건 결코 아니지만、확실히 목소리가 높다。
특별히 높은건 아니지만、목소리가 큰 것과 맞물려서 비교적 시끄럽다。
「……앨리스가 붙어서 다행이야。입시 때、운좋게 이긴거 가지고 기고만장 하지마」
「어머、당신과 싸웠던가? 미안해、잘 기억나지 않네。생각할 가치가 없기 때문일까」
「───읏!! ……그 말、후회하게 만들어줄게」
그렇게 말하고 미아는 돌아갔다。
확실히 미아는 3속성을 발현한 인재였을 터。
앨리스가 이겼구나。
뭐、당연한 결과지만。
……그건 그렇고 정말 뭐야。
나를 웃도는 속도로 적을 만들고 있잖아 이 녀석。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될 수 있으면 그만둬줬으면 좋겠다。
정말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있을 때、문이 힘차게 열렸다。
「늦지 않았다아아!!」
「기다려 릴리ー! 달리면 안돼!」
주인공의 등장이다。
「…………」
「…………」
그리고 정적。
당연하지。
앨리스가 교실의 공기를 얼려버렸으니까。
「……아벨、일단 앉자」
「……그、그렇네」
시선을 낮추고 종종걸음으로 이동하는 아벨。
이렇게 다시금보니、정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남자다。
뭐、오히려 그게 섬뜩하지만。
아벨이 자리에 앉는 것과 거의 동시에 종이 울렸다。
「다들 모였지」
호응하듯 한 명의 여성이 들어왔다。
「1학년을 담당할 플레이아다。잘 부탁해」
그 목소리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여전히、교실은 얼어붙어 있다。
하지만 플레이아라고 자칭한 여성이 신경쓰는 기색은 없다。
「이 학원에 들어왔을 정도다。『서열』의 존재는 당연히 알고있겠지? 갑작스럽겠지만 너희의 현재 『서열』을 공개한다。
확인 하도록」
의문을 품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고 그것은 공개되었다。
1.루크
2.앨리스
3.미아
4.로이드
5.릴리
6.레오나르도
7.뽀삐
8.잭
9.로건
10.클라라
11.휴고
12.아벨
「뭣!? 내가 11위라고!! 납득할 수 없다!!」
「조용히 해。아직 설명이 끝나지 않았다」
목소리를 낸 자는 1명이지만、자신의 서열에 불만인 사람은 이외에도 있겠지。
「이건 입시 때 측정한 보유 마력량、염출 마력량、그리고 필기와 실기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뭐、이건 너희 1학년끼리의 서열일 뿐이다。지금부터 『학원 서열』을 보여주마。이게 본래의 서열이다」
그렇게 개시된 것으로 알게된 사실은、내가 아래에서 12번째라는 것。
내 위로 수많은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그 이름의 옆에(2)나(3)이 적여있는걸 보면、아마도 상급생이겠지。
재밌는 점은、가장 위에 적힌 이름의 옆에(2)라고 적혀있다는 것이다。
……이『엘레오노라』라는 이름이 묘하게 걸리는데……음、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1학년 안에서 서열 1위인 것에 놀라움도 기쁨도 없었다。
있는 것은 당연하다는 감정 뿐。
그 이상으로 눈에 띄는 것은、『아벨』이 최하위라는 점。
「이건 너희의 능력차로 결정된다。『서열』은 이 학원의 모든 것。즉 『가치』다。
지금 배포할 자료에 요일별로 받을 수 있는 수업이 실려있는데、그것도 마음대로 정하면 된다。
몇가지 필수는 있지만 말야。학교의 시설도 전부 이용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교원에게 의지하는 것도 상관없다。
『서열』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각자 판단하고 실행해라」
……뭐랄까。
너무나 터무니없는 학원이다。
배포된 자료를 훑어본다。
요일별로 빽빽한 수업 시간표와 담당 교사가 제시되어 있다。
……어라?
왠지 아멜리아씨의 이름이 있네。
『속성 마법【응용】』을 담당하고 있다。
「뭐、조언하자면 『마도구학』은 들어둬라。
나중에 설명할 『서열전』에서、자신이 작성한 마도구만큼은 반입할 수 있으니까」
그렇군。
무엇을 선택하든 자유。
모든 것은『서열』을 올리기 위해。
확실히、완전한 실력주의다。
「그럼 『서열전』에 대해 설명하겠다。뭐、어려울거 없다。간단히 말하며 서열을 올리기 위한 마법 모의전이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배포할 자료를 참고해라。『서열』을 올리면 얻을 수 있는 혜택도 적혀있다」
그리고 배포된 자료。
훑어본다。
그곳에는 이하와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
・서열은 국민에게 공표된다。
・국민은 서열전을 관전할 수 있다。
・서열전은 하위인 자가 상위인 자에게 도전하는 형태로만 성립한다。
・자신의 서열보다 3개 이상의 서열인 자에게 서열전을 도전할 수 없다。
・서열 하위인 자가 서열전에서 승리했을 경우、패자인 상위자의 서열을 획득한다。
・서열전에서 패배한 자는 서열이 한 개 떨어진다。
・서열전에 도전받은 자는 기본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부상、상태불량 등의 부득이한 경우는 제외)
・서열전의 승자는 그날부터 1주일간 도전받지 않는다。
・서열전의 패자는 1개월간 서열전을 치룰 수 없다。
・동일인물에게 3회 패배했을 경우、연내에 한해 그 인물과 서열전을 치룰 수 없다。
++++++++++
여러가지가 적혀있지만、중요한 점은 이정도겠지。
그건 그렇고 뭐야 이 내용은。
뭐 상정범위 내지만。
「적혀있지는 않지만、지금부터 1개월동안 학년내에 한하여 서열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도전 할 수 있다。
자신의 서열에 불만인 자는 이 기간동안 해결하도록」
아니나 다를까。
가뜩이나 앨리스 탓에 얼어붙은 것처럼 조용했던 교실이 더욱 조용해졌다。
누군가의 침 삼키는 소리가 확실히 들려왔다。
「뭐야 너희들? 알고서 이 학원에 들어온거 아니였나?」
플레이아의 억양없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여긴 그런 학원이다。입학한 걸로 만족하고 있었나?
너희는 이 나라에 10명밖에 없는 『마법 기사』를 지향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건가?
노력하지 않는 자에게 있을 곳은 없다。
비참해지고 싶지 않다면 목숨을 걸고 강해져라」
「…………」
「후후、안심해라。이 학원에 입학했다는 사실이 너희의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그렇군。
이 정신나간 실력주의 학원에서 서열 최하위인 아벨。
무척 알기쉬운 출세 이야기다。
「뭔가 더 궁금한 점은? 없다면 오늘은 기숙사로 이동───」
「저……」
손을 올린 것은───아벨이었다。
「뭐지?」
「서열전은……언제부터 가능한가요。……혹시、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한가요?」
교실에 찌릿찌릿한 긴장감이 내달렸다。
믿을 수 없다는 시선들이 아벨에게 꽂혔다。
「후후……아하하하!! 재밌구나 너!! 원래는 서류 절차가 필요하지만、오늘은만큼은 면제해줄게!!
누구를 지목할래!? 말해봐라!!」
「…………」
아아、왠지 알고있었어。
이렇게 될거라는걸。
「……루、루크군을 지목하겠습니다」
쭈뼛거리며、아벨은 천천히 이쪽을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는 공포와 용기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잘보니 몸도 약간 떨리고 있다。
그만한 내용을 듣고도、용케 나에게 도전했구나。
하지만 나는 너의 마음이 훤히 보인다。
힘을 갈망하고 있는만큼 이 자리에서 가장 서열이 높은 나와의 거리를 알고싶겠지?
넘어야할 벽이 얼마나 높은지 알고싶겠지?
아니、잘풀리면 뛰어 넘겠다는 생각조차 하고있겠지?
「───아아、해볼까」
좋아。
알고싶다면 기꺼이 알려주마。
격의 차이를 말이야。
016 빛의 옆에 있는 그녀。 (0) | 2022.12.30 |
---|---|
015 터무니없는 유열。 (1) | 2022.12.29 |
013 약자의 힘。 (1) | 2022.12.28 |
012 회의는 춤춘다。 (2) | 2022.12.27 |
011 해후。 (2) | 2022.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