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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 길을 걷는 것의 용이성。

이세계/극히 오만한 악역 귀족의 소행

by 야사카 2023. 1. 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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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말로 삼을거야? 내가 있잖아。아무리 비열하고 더러운 명령이어도、나는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어。

미아따위 보다도」

 

「…………」

 

루크는 미아를 침대에 눕혔다。

그러자 앨리스가 평소보다 조금 목소리를 높여 그렇게 말했다。

그녀를 깊게 모르는 자라면 분간할 수 없겠지만、루크가 보기에는 실로 복잡한 표정이었다。

하지만、모르겠다。

 

「대체 무슨 착각을 하는거냐。너는 『말』이 아니라、나의 『약혼녀』다」

 

「───읏」

 

루크의 본심이다。

단순한 진실。

앨리스와 미아는 명확히 입지가 다르다。

그저 그것뿐인 일。

 

하지만、루크 자신도 깨닫지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은 그가 어느순간부터、앨리스가 함께있는 일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거절할 생각 뿐이었는데、이제는 스스로 앨리스를 자신의 『약혼녀』로 인정하고 있다。

이건 그의 명확한 변화라 볼 수 있다。

 

(약혼녀、약혼녀、약혼녀、약혼녀、약혼녀───)

 

단지、루크에게 이미 당연한 사실을 뿐。

그 말은 앨리스의 뇌내에서 몇 번이나 재생되어、마음을 고양시켰다。

 

「……하악하악」

 

그리고 그 고양은 정욕으로 형태를 바꾸었다。

몸 여기저기가 뜨거워지고、숨이 거칠어진다。

평범한 자라면 그 탁함을 들키지 않으려고 숨기겠지만、앨리스에게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정말……여자를 타락시키는 남자야」

 

옷을 전혀 입지 않은 앨리스지만、그걸 신경쓰기는커녕 오히려 딱좋다는 생각을 하며、

루크의 목뒤로 팔을 둘렀다。

 

「……어이。미아가 있다」

 

「후후……짜릿하네」

 

앨리스는 뒤꿈치를 들고、입을 맞췄다。

그건 상냥하고 부드러운 키스가 아니다。

오로지 욕망을 표출하는 키스다。

정신을 잃은 미아가 침대에 누워있는 가운데、2명은 바로 옆의 바닥에서 뒤엉켰다───。



++++++++++



「어이、슬슬 일어나라」

 

「……으응」

 

정사를 끝내고、앨리스와 교대로 목욕을 마친 후、몸단장을 마쳤다。

그럼에도 아직 미아는 깨어나지 않았다。

섬세한건지、뻔뻔한건지 알 수 없는 여자다。

뭐、심로가 쌓인 걸지도 모르지만。

 

「겨우 일어났네、잠꾸러기씨」

 

「……응、앨리스……? ───뭣!?」

 

앨리스를 목격하고 미아의 의식은 단번에 각성했다。

 

「어어어、어째서 당신까지 있는 거야!」

 

「내가 할 말이야。루크가 내 약혼자인걸 알면서 방까지 찾아온 도둑 고양이」

 

「아니……이、이건 그게 아니라……」

 

「그래? 내 눈에는 암컷의 표정으로 보였는데」

 

「하하하、하지 않았어 암컷이라니……!」

 

「…………」

 

아니、사건의 발단은 나잖아。

앨리스에게 설명했을 텐데。

 

「미아、오늘 수업은 어떻지」

 

「에、그게……오전에 1개、오후에는 3교시와 4교시만 들으면 끝……이야」

 

「그렇군。그럼 제1이나 제2마법 수련장을 예약 해놔라」

 

「아、알았어」

 

「그리고、나는 도서관에 있겠다。수업이 끝나면 부르러 오도록」

 

「응……그럴게」

 

흠、고분고분하군。

나의 말을 일체의 망설임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이거 너무 잘풀리는데。

무서울 정도로。

 

「당당히 밀회 약속? 죄 많은 남자네」

 

「……아까 설명 했을텐데」

 

「에에、이해는 하고 있어。하지만 납득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

……하악하악、나는 신경쓰여서 분명 보러 가겠지。그리고 숨어서 목격하고 말거야。

2명이 그런 짓이나、저런 짓을───」

 

「하하하하、하지 않아 그런 거!」

 

「어머? 얼굴을 붉히고 무슨 상상을 한 거야? 나는 그런 짓、저런 짓이라고 밖에 말하지 않았는데」

 

「───우으」

 

「…………」

 

아니、그냥 같이 가면 되잖아……。

왜 숨어서 보려는건데。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하고싶지도 않지만。

 

「식당으로 간다。방에서 나가라」

 

「에에、그렇네。이런 도둑 고양이랑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고」

 

「그러니까 아니라고!」

 

방에 자물쇠를 걸고、식당으로 향한다。

그러자 이제 익숙해진 광경이 그곳에 있었다。

 

「…………」

 

로이드다。

이 녀석은 항상 누구보다 빨리 식사한다。

얼굴을 이쪽으로 향했기에、당연히 미아도 시야에 들어왔겠지。

하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금방 시선을 돌리고、식사를 재개했다。

심지어、조금 떨어진 곳에서。

앨리스가 했던 말을 지키고 있는건가? 

 

크크、이 녀석은 정말 재밌군。

 

「…………」

 

그러자、미아가 걷기 시작했다。

로이드를 향해。

 

「……내 패배야。변명할 여지도 없어」

 

「…………」

 

「하지만、반드시 리벤지 할거야」

 

「……그러냐。언제든지 상관없어。나는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아。───하지만、나도 앞으로 나아가겠다」

 

그러자、로이드가 이쪽을 봤다。

시선 끝에 있는 것은 내가 아닌、앨리스。

일어서서、천천히 걸어온다。

 

「───서열전을 신청한다」

 

「그래、좋아」

 

앨리스는 쉽사리 승낙했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아니야。하지만 입학하고 얼마 안 된 지금、너와의 거리를 알아두고 싶다。

미안하지만 부탁하지」

 

「이유따위 관심없어。묻지도 않은걸 나불나불 떠들지 마」

 

「…………」

 

로이드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대로 돌아갔다。

 

「───크크」

 

하지만、나는 웃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로이드라는 남자。

역시 마음에 들어。

 

「로이드、나도 괜찮다만? 이런 여자가 아니라」

 

「이런 여자……하악하악」

 

앨리스의 숨결이 거칠다。

시끄러워、하지만 용서해주겠다。

지금 내 기분은 무척 좋으니까。

 

「너는……아직이다。지금 해도 의미가 없어」

 

「아하하하하하하。그런가、그렇다면 언제든지 좋다。너라면 서열전이 아니여도 말야」

 

「에……정말이냐」

 

「아아」

 

이 녀석에게는 나의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도 좋다。

그 정도는 마음에 들었다。

 

「그런가……그럼 다음에 부탁하지」

 

「아아、사용할 필요 없다。너는 그걸로 됐어」

 

로이드는 눈을 크게 뜨더니、금세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크크、역시 눈빛이 안좋은 녀석이다。

그리고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자리로 돌아가 식사를 재개한다。

 

「야아、안녕───」

 

「…………」

 

「으、응。나는 저쪽에서 먹어볼까……하하하……」

 

앨리스의 눈총을 받은 레오나르도가 떠나간다。

그리고 로이드의 옆에서 먹기 시작했다。

자주 볼 수 있는 광경。

 

「저、저기……옆자리、앉아도 돼?」

 

「…………」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녀석이 있었다。

시선을 돌려보니 거기에 있던 것은 아벨이다。

그리고 그 시끄러운 여자다。

분명、릴리라는 이름이였지。

 

「……좋을대로 해라」

 

「고마워」

 

내 옆에 아벨이 앉았다。

뭐랄까、왠지 이 녀석은 묘하게 나를 따르는 것 같다。

영문을 모르겠다。

 

「저、저기……어제는 미안해。나、오해해서……」

 

「아무래도 좋다」

 

「……뭣! 당신 말야───」

 

「지、진정해 릴리ー。……미안해、루크군」

 

「왜 아벨이 사과하는데!」

 

「거기、꽥꽥 시끄러워。조용히 좀 해줄래?」

 

「뭐라구요!?」

 

「……시끄러워」

 

언제부터냐。

내 주위가 이렇게 소란스러워진 것은。

 

「역시 그렇지」

 

그런 가운데、아벨이 말을 걸어왔다。

 

「그녀가 기운 차렸어」

 

아벨이 미아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넌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그、그래?」

 

「아아、그렇다」

 

아무래도 이 녀석은、내가 미아를 위로해줬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나……가끔 봐。내가 검을 휘두르는거」

 

「그게 어쨌는데」

 

「싸울 때도 생각했는데、정말……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너의 검。

마법은 잘 모르겠지만、검이라면 조금 알고있어」

 

「…………」

 

「스승님께서 말씀하셨어。검은 『마음』이 중요하다고。그래서 알 수 있어、루크군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

 

그렇군。

이 녀석이 싱글벙글 나에게 접근하는 이유를 알겠다。

그 스승이 문제군。

검의 실력이 좋으니까 마음이 깨끗하다고? 

이 세상、그리 단순할 리 없잖아。



++++++++++



「여기 예약할때 프레이아 선생님한테……

『국민들에게 그만한 추태를 보여놓고、꽤나 건강해 보이네。

라는 말을 들었어……」

 

「아무래도 좋아。당장 시작한다」

 

「아、자、잘부탁해……!」

 

오후、제1마법 수련장。

나는 미아에게 한 가지 마법을 가르치기 위해 여기에 왔다。

 

「그럼 마력을 넘겨라」

 

「……으」

 

흠、역시 좋은 마력이다。

 

「잘 봐라」



───『번개치유 갑옷』



실제로 사용하는건 처음이다。

하지만 나름 잘 됐다。

다만、미세조정이 필요하겠어。

 

「……엣」

 

이 마법은『번개』와『치유』의 복합마법이며、그 효과는 『뇌속』을 포함한다。

당연히 인간의 육체는 그런 것에 견딜 수 없다。

그렇기에 부서지지만、고치면 될 뿐이다。

 

그야말로 『번개치유 갑옷』이다。

 

움직여본다、빠르다。

감각을 부스트 시키는 마법도 병행하는게 좋겠군。

익숙해지려면 나름대로 시간이 필요하겠어。

마력 소비량도 무시무시하다。

장시간 사용은 불가능。

 

하지만、그걸 보충하고도 남는 멋진 마법이다。

 

「어때?」

 

「괴、굉장해…………」

 

마법을 해제한다。

 

「이건『번개』와『치유』의 복합마법이다。너는 이 마법을 습득해라。

그리고、너는 마법 발동이 느려。그것도 해결하도록。───그럼、난 가보겠다」

 

「……에」

 

자、돌아가자。

아니 도서관이나 갈까。 

조사할 것도 남아있고。

 

「자、잠깐!」

 

「뭐지?」

 

「벌써 가는……거야? 호、혼자 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같이 있어주면……좋겠는데……」

 

「……하?」

 

이 녀석은 대체 무슨 착각을 하는거냐。

 

「……마법은 보여줬잖아」

 

「봤지만。그래도───」

 

「미아、너에게 실망했다」

 

「…………읏」

 

나는 미아의 눈을 응시했다。

 

「아무것도 없는 황야에서 헤매는 것이 아닌、이미 깔려있는 길을 걷는 것인데 얼마나 쉬운가。

그런 것도 모르다니───내가 잘못 봤나?」

 

「……으、아」

 

나는 가축에게 그저 먹이만 던져주고 싶지 않다。

이 녀석은 어리광 부리고 있다。

마법 습득은 감각적인 부분이 크며、한결같이 자기 자신을 마주보는 수 밖에 없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타인에게 매달린다。

그런 녀석은 필요없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어중이떠중이일 뿐이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 말해두는게 딱 좋겠지。

할 말은 더 이상 없다。

나는 다시 한 번 입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미、미안해요……」

 

소매를 붙잡혔다。

누구인가、는 생각할 필요도 없겠지。

 

「뭐야 너───」

 

「미안해요、미안해요、미안해요、미안해요、미안해요……버리지 말아줘、부탁이야 버리지마……」

 

「…………에」

 

미아의 눈은 검고 탁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왠지、내 주위에 위험한 녀석이 너무 많지 않아……? 라고。



어째서。

왜 이렇게 된 것인가。

 

설마……이것도 나의 『노력』에 의한 영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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