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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Love letter from greec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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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시라토리 가문의 부지는 변함없이 거대했다.

여느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정문부터다.

신장의 두 배정도 되는, 거대한 문 옆의 인터폰을 눌렀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난바 카즈님이시죠. 마중을 보낼테니 기다려 주십시오』

 

 

인터폰에서 정중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잠시 기다린다.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그 건너편에는 검은색 자동차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어디로 끌려가나 싶었는데, 행선지는 문 안쪽이었다.

본택까지 거리가 있어서, 부지 내를 자동차로 이동한다는 것 같다.

얼마나 먼거야.

 

 

 

 

 

 

그렇게 도착한 응접실은, 일반 가정이 거주하는 멘션 정도는 쏙 들어갈 정도로 넓었다.

중앙에는, 가로로 긴 테이블에 10개의 의자가 나란히 놓여 있다.

벽가에 있는 예술품도, 센스 넘치는 것들 뿐이다.

일반인이 상상하는 부자들의 템플릿스러운[각주:1] 방이긴 하지만, 졸부 느낌은 전혀 없다.

코디네이터가 붙어 있는지, 주인의 센스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리게 했군. 잘 와줬어」

 

 

 

중후한 목소리와 함께, 유이의 아버지가 나타났다.

토요일인데도 슈트 차림이다.

나를 마중하기 위한 것은 아니겠지.

집에서도 항상 이 모습인지, 부자에게 휴일 같은 건 없는 건지.

아니면 둘 다일지도.

 

 

 

「다시금, 자기소개를 해볼까. 유이의 아버지, 시라토리 테츠이와다」

 

「난바 카즈입니다」

 

 

 

의자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네며 무심코, 「딱딱한 이름이네요」라고 말할뻔 했다.

 

이름대로[각주:2] 탄탄한 몸을 소유한 테츠이와지만, 보디빌더처럼 근육질은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군살없는 좋은 몸이라는 표현이 알맞다.

 

테츠이와는 나의 정면에 앉았다.

 

나도 다시 의자에 앉는다.

 

둘 다 길다란 테이블의 중앙에 마주보고 앉아서, 대화하기 딱 좋은 거리다.

 

테이블의 끝과 끝에 앉게되면 어쩌나 싶었다.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지만, 현실에서는 꽤나 크게 외쳐야 들릴 것 같아서다.

 

 

 

「자, 나도 바쁜 몸이라서, 곧장 본론에 들어가지」

 

 

 

테츠이와는 비싸 보이는 컵으로 홍차를 마시고, 가만히 이쪽 눈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만, 너는 그 힘을 어디서 얻었지 ?」

 

「힘이라니 무슨 말이지?」

 

 

 

진심으로 시치미뗄 생각은 없다.

상대가 얼마나 이쪽의 힘을 파악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네가 유이와 함께 발리언트를 사냥하고 다니는 힘. 누군가에게 신기를 받은건가 ?」

 

 

 

그렇군. 그리 상세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네.

 

 

 

「어디서냐고 물어도 곤란하네요. 근육 트레이닝을 했더니 멋대로 이렇게 됐을 뿐입니다」

 

「대답할 생각은 없는건가」

 

 

 

나는 그 물음에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그럼 질문을 바꾸지. 가까운 시일에 북유럽 조직이 대규모 작전을 전개한다. 그것에 참가해주게」

 

「질문이 아니라, 의뢰네요」

 

「그렇게 판단해도 상관없어」

 

「작전 내용은 ?」

 

「수락하지 않으면 알려줄 수 없네」

 

「그럼 받을 수 없겠네요」

 

「그래 ? 작전에서 활약하면, 유이와 교제를 허락한다 말해도 ?」

 

「소중한 따님을 너무 쉽게 교환 조건으로 쓰시네요」

 

「그리 간단한 작전이 아니니까」

 

 

 

즉, 거기서 활약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인간이라면, 연을 맺어두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인가.

유이에 대한건 원래, 죽게 내버려둘 생각이었던 것 같고, 별로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그 작전의 위험도는 모르지만, 내가 죽으면 죽는대로 상관없다고 생각할 것 같다.

 

 

 

「내가 유이와 사귀고 싶어하는 것은 확정이라 생각하시네요」

 

「아닌가 ? 아버지인 내가 말하기는 뭣하지만, 그 애와 사귀고 싶지 않은 남고생은 없다고 생각한다만 ?」

 

 

 

그 말대로긴 하지만, 그걸 입 밖에 낼 수 있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바꾼다.

 

 

 

「딸을 소중히 여기지않는 아버지의 허가가 필요할까요 ?」

 

「뜻밖이네. 제대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야」

 

 

 

이 녀석 ...... 쓰레기같은 말을 태연히 지껄이네.

 

 

 

「그 사람의 말은 들을 필요 없어 !」

 

 

 

거기에 뛰어든 것은 유이다.

활화산 같이 분노하고 있다.

 

 

 

「뭐, 진정해」

 

 

 

나는 유이를 제압하고 평온하게 테츠이와를 노려본다.

 

 

 

유이와의 관계를 거래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조건은 있지만요

 

「호오 ...... ?」

 

 

 

테츠이와는 흥미로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


 

  1. 틀에박힌 [본문으로]
  2. 테츠 = 철, 이와 = 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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