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 길드』
국가에서 독립한 기관이며、주로 마물 토벌을 생업으로 삼고있다。
그렇기에 “모험자”가 된 자가 전쟁이나 정쟁 등의 국가와 관련된 다툼에 이용되는 일은 없다。
밀레스티아 왕국은 그렇지 않지만、전쟁이 벌어지면 시민을 징병하는 국가도 존재한다。
그런 배경이 있어서、모험자는 평민에게 인기있는 직업중 하나다。
하지만、누구나 모험자가 될 수 있는건 아니다。
모험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 하나───『힘』이다。
고귀한 신분이든、고결한 정신을 가지고있든、마물을 토벌할 “힘”이 없다면 모험자는 될 수 없다。
반대로 힘만 있으면、누구든 모험자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를 위협하는 무력집단으로 변할 위험성도 있지만、
단 한 번도 그런 일이 벌어진 적이 없다는 역사 덕분에 모험자 길드는 신용받고 있었다。
또한、모험자가 된 자는 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그건 다양한 사상과 가치관을 가진 자가 같은 장소에 모인다는걸 의미하며、
이른바 모험자끼리의 “분쟁”이 일어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시민 대부분은 모험자 길드에게 “거친 자들의 집단”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렇듯、문제가 없는건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모험자 길드의 수요는 크다。
그만큼 마물에 의한 피해는 끊이지 않는거다。
그래서 오늘도 모험자 길드는 무척 활기차───지 않았다。
「조금 전、5번째 A랭크 모험자 파티 『잿빛 늑대의 발톱 자국』이 당분간 활동을 중지한다는 보고를 했다고 합니다」
「하아……」
「사태는 심각합니다。한숨 쉴 틈도 없어요」
「아ー、엘카씨 미인이었지ー。왕도로 돌아가기 전에 차 한잔이라도 같이 해둘걸ー」
「이제 슬슬、3개월 전 이야기는 그만두세요。현실 도피는 그만두고、결단하지 않으면 길드가 망합니다」
「하아……구체적으로는?」
「알고 있으면서。이 『의뢰』를 거절해 주세요」
「무리무리무리! 알씨가 얼마나 무서운지 너도 알잖아!?」
「하지만! 거절하지 않으면 길드가 망해요!」
「으으으」
여긴 길버트 후작령、도시 『길버디아』에 있는 모험자 길드。
신음 소리를 흘리는 사람은 길드 마스터인 『돌체・판나코타』라는 남자다。
「하아……역시 거절하긴 해야겠지。자군의 기사를 쓰면 될텐데、
굳이 모험자 길드에 의뢰하니까 뭔가 있을거라 생각 했지만……정말 봐주세요 알씨……」
돌체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의뢰서를 다시금 바라본다。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길버트가 적남 “루크・위잘리아・길버트”와 근접 전투에 의한 모의전을 실시한다。무기는 자유。
이 모의전에서 “루크・위잘리아・길버트”가 부상을 입더라도 귀하에게 그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
단、귀하가 부상을 입었을 경우 길버트의 이름하에 상응하는 사례를 지불할 것을 약속한다。
보상금은 다음와 같다。단、승리했을 경우 보상금은 2배로 한다。 보상금:금화 1장』
금화 1장。
평범한 모험자에게는 거금이다。
밤새도록 놀고 먹어도 1주일은 사용할 수 있다。
그런 돈을 단1회의 모의전으로 얻을 수 있다。
무언가 속셈이 있다고 의심하면서도、손을 내밀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게다가 생명에 위험이 없고、
랭크 제한도 없기 때문에 모험자 길드로서는 어느 랭크대의 모험자에게도 수주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이건 실로 『악마의 의뢰』였다。
겨우 3개월。
이 의뢰를 받은 5개의 A랭크 파티가 무기한 활동정지를 표명한 것이다。
여기서 조금 모험자 얘기를 해보자。
모험자에게 A랭크는 한 개의 등용문이다。
왜냐하면、재능이 없는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B랭크까지、라는 것이 모험자의 공통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A랭크 모험자에게는 확고한 긍지가 있다。
B랭크 이하의 모험자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자신의 『힘』에 대한 긍지다。
물론 위도 있다。
S랭크、그리고 최상위인 X랭크라 불리는 자들이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영웅』이나 『일탈자』라고 불리는 소수의 선택받은 존재에게만 허락된 칭호이며、
애초에 목표로 삼는 자가 너무나도 적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모험자가 목표로 삼는 것은 A랭크다。
자、이야기를 되돌리자。
어째서 5개의 A랭크 모험자 파티가 무기한 활동정지를 표명했는가。
그건 터무니없는 노력 끝에 얻은 그 『긍지』가、너무나도 보잘것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진정한 『괴물』과의 해후에 의해서。
『쓸모 없어、시간 낭비다。모험자 길드는 어째서 이렇게 약한 모험자만 보내는가』
『지난번에 그건 C랭크 모험자였지。너도 그런건가?』
『A랭크? 뭐냐 그건。C랭크가 아닌건가? 어째서 실력이 같은 자들을 구별할 필요가 있는건가。
길드의 등급 제도는 신용할 수 없군』
진정으로 선택받은 자의 입장에서는、약한 벌레도 조금 강한 벌레도 그저 벌레일 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진정한 경지에는 닿을 수 없다。
도토리 키재기였을 뿐이다。
너무 우스운 이야기다。
그래、그들은 온갖 고난을 거쳐 얻어낸 『긍지』를 부정당했다。
쌓아온 모든 것을 비웃으며 부정당한 것이다。
이건 너무 잔혹하고、흔해빠진 일。
하지만、그들은 지금 기로에 놓여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일어설 것인지、그대로 가라앉을 것인지。
진정한 경지를 경험하고、일어설 수 있는 자는 강해진다。
일어서도 『진정한 영웅』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이전의 자신보다는 확실히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음、이 2년동안 깨달은게 있다。
이미 나의 오만함은 억누를 수 없다。
아무리 필사적으로 저항해도 쓸데없다。
이 저주를 푸는 방법은 아마도……없다。
하아……난 앞으로도 계속 적을 만들겠지。
모험자분들께도 꽤나 무례한 태도를 취했고。
원망 받고 있으려……。
뭐 한탄해도 어쩔 수 없지만。
……불안한 점은、대등한 존재에게 패배하는 것이다。
알프레드씨의 경우에는 나이 차이 때문에、경험의 차이가 너무 컸다。
하지만、그게 동년배였다면?
만약 패배했을 경우、나는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아니。
만약 패배하면 방대한 자존심은 요란하게 무너져내려、나의 자아도 무너진다。
그 시점에서 배드엔드다。
역시 나는 계속 이겨나가는 수 밖에 없다。
결심해야한다。
다시금 기합을 넣자。
「……칫」
그때、드문 광경을 보았다。
알프레드씨가 누군가와 대화하더니、마음껏 혀를 찬 것이다。
숨기는 기색도 없이。
대화 상대는 꾸벅꾸벅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더니、도망치듯 떠나갔다。
「왜그래? 무슨 일이야?」
일단 보지 않은 척 하고、이유를 물어봤다。
「……그게、길드 마스터 본인에게 『의뢰』를 거부당해서」
「그런가」
……아니 다행이다아아。
이제 모험자분들에게 무례한 태도를 취하고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모험자분들과의 모의전은、알프레드씨가 이제 실전 뿐이라며 설득한 끝에 시작된 일이지만、
실제로는 영 내키지 않았으니까。
까놓고 말해서 터무니 없을정도로 약하단 말이지。
내키지 않을만 하지。
쓸모 없으니까。
하지만 뭐、
「딱 좋군」
「라고、말씀하시면?」
응、좋은 타이밍이다。
슬슬 시작할까 생각 했었고。
「적당한 때다。───『마법』에 대해 알고싶다。아버지에게 전해라。마법성에 연락하여、마법 감정관을 불러달라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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